(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홍콩이 세계적인 금(金) 거래 허브 구축을 위한 핵심 인프라를 본격 가동했다. 홍콩 정부는 7일 중앙 금 청산·결제 시스템의 시험 운영을 시작하고, 상하이금거래소와의 실물 금 연계, 자체 금 가격지수(HAU) 도입, 금 선물시장 활성화 등 종합 지원책을 함께 발표했다.
홍콩 금융서비스재무국(FSTB)은 이번 시험 운영이 홍콩을 국제적인 금 거래·청산·보관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새로운 중앙 청산·결제 시스템은 홍콩 정부가 전액 출자한 홍콩귀금속중앙청산회사(HKPMCC)가 운영한다. 은행 간 거래와 장외거래(OTC)를 대상으로 금 거래의 청산과 결제를 중앙에서 처리하며, 국제 규격인 약 400트로이온스 금괴를 기준으로 실물 금의 입·출고와 소유권 이전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정부는 시험 운영 첫날 지정 금고에 첫 금 예치를 완료했으며, 첫 거래와 청산·결제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 운영에는 은행과 금융기관뿐 아니라 광산회사, 금 정련업체, 보석업체, 기관투자자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가 참여했다.
폴 찬(陳茂波) 홍콩 재정사장은 “국가 제15차 5개년 계획은 홍콩의 상품거래 생태계 구축을 명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중앙 금 청산·결제 시스템은 금 실물 거래와 투자상품, 파생상품, 위험관리 시장을 함께 발전시키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후이(許正宇) 금융서비스재무장관도 “청산과 결제, 가격 형성, 위험관리, 보관, 보험을 모두 갖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홍콩의 국제 금 거래 경쟁력을 한층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 운영과 함께 홍콩과 상하이 금시장을 연결하는 ‘딜리버리 커넥트(Delivery Connect)’도 첫 단계 운영에 들어갔다.
홍콩귀금속중앙청산회사는 상하이금거래소(SGE)의 국제회원으로 가입 절차를 진행하고 실물 금 계좌를 개설했다. 이를 통해 시장 참가자들은 홍콩과 상하이 간 실물 금을 양방향으로 이전하며 두 시장에서 모두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초기 참여 기관으로는 중국공상은행(아시아), HSBC, 중국은행(홍콩)이 참여했으며, 첫 양방향 이전 거래도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홍콩은 이날 자체 금 가격 기준인 HAU(Hong Kong AU)도 처음 공개했다. 블룸버그와 공동 개발한 HAU는 홍콩 시장 참가자들의 호가를 바탕으로 산출되며, 블룸버그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투자자에게 제공된다.
정부는 HAU가 장기적으로 아시아 거래시간대의 대표 금 가격 지표로 자리 잡아 홍콩의 국제 가격 결정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 투자상품도 지속적으로 확대된다. 홍콩거래소(HKEX)는 미국 달러 표시 금 선물상품을 활성화하는 한편, 상하이금거래소의 실물 인도를 기반으로 하는 위안화 금 선물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올해 들어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금 상장지수펀드(ETF)는 6개로 늘었으며, 정부는 강제퇴직연금(MPF)의 금 ETF 투자 규제 완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귀금속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와 금 거래·청산 기관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도 검토하고 있다.
금 보관 인프라도 대폭 확충된다. 홍콩 정부는 공항관리국과 금융기관이 추진 중인 세계적 수준의 금 보관시설을 통해 향후 3년 안에 총 저장 능력을 2,000톤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또한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금 정련업체의 홍콩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귀금속 전문 보험 체계 구축과 업계 협회 설립도 추진해 금 거래 생태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홍콩은 실물 거래와 청산, 보관, 가격 산정, 파생상품을 하나로 연결하는 종합 인프라를 구축하며 세계 금 거래 허브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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