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홍콩 정부 산하 위생방호센터(衛生防護中心, CHP)가 11일 학부모들에게 자녀가 정해진 시기에 예방접종을 받도록 당부했다. 바로 전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동 백신 권고 대상을 축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에드윈 추이(徐樂堅, Edwin Tsui) 위생방호센터 총감은 홍콩의 높은 예방접종률이 아동 전염병 발생을 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홍콩은 1960년대부터 홍콩 아동 예방접종 프로그램(Hong Kong Childhood Immunisation Programme, HKCIP)을 시행해 위생서 산하 모자보건센터와 학교 예방접종팀을 통해 아동에게 예방접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관련 권고안은 위생방호센터 산하 백신예방질환 과학위원회가 공중보건 관점에서 마련하고 있다.

홍역·소아마비 퇴치…홍콩 예방접종이 거둔 성과

추이 총감은 예방접종을 통해 거둔 성과로 1980년 전 세계 천연두 퇴치와 2000년 홍콩 내 소아마비 퇴치를 꼽았다. 홍콩에서는 홍역이 2016년, 풍진이 2021년에 각각 퇴치됐다고도 덧붙였다.

HKCIP 시행에 따라 아동은 생후 12개월에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혼합백신(MMR)을, 18개월에는 여기에 수두를 더한 혼합백신(MMRV)을 접종받는다. 지속적으로 높은 접종률이 유지된 덕분에 최근 2년간 해외 유입 홍역 사례가 발생했음에도 지역사회 내 대규모 전파로 이어지지 않았고, 홍콩은 홍역 퇴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홍콩 학령전 아동의 B형간염 예방접종률은 99%에 달한다. 이에 따라 1988년 전면적인 아동 B형간염 예방접종 프로그램이 도입된 이후 태어난 세대에서는 B형간염 유병률이 1% 미만으로 떨어졌다.

미국은 정반대 행보…”권고 대상 18→11개로 축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국인을 위한 최고 표준 아동 백신 권고안 제공”이라는 이름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미국 아동에게 일률적으로 권고되는 백신 접종 대상 질병을 기존 18개에서 11개로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을 한 번에 예방하는 MMR 혼합백신은 질병별로 나눠 각기 다른 시기에 접종하도록 했고, 코로나19 등 일부 백신은 모든 아동에게 일률적으로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참고: DELIVERING GOLD STANDARD CHILDHOOD VACCINE RECOMMENDATIONS FOR AMERICANS)

해당 행정명령은 미국 의료계와 공중보건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제기해온 백신과 자폐증의 연관성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위생방호센터 “임의로 접종 일정 바꾸면 안 돼”

홍콩 위생방호센터는 모든 공중보건 정책과 의학적 권고가 철저히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 데이터나 의학 연구의 뒷받침 없이 임의로 예방접종 일정을 바꾸는 것은 아동 건강에 심각하고 되돌릴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출처: Childhood vaccine plan essent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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