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홍콩에서 천안문 사태 추모를 주도해 온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香港市民支援愛國民主運動聯合會, 이하 지련회·支聯會) 사건과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전 부주석 추행동(鄒幸彤, Tonyee Chow Hang-tung)과 전 주석 이탁인(李卓人)이 항소 절차에 돌입했다.
홍콩 언론 《더 스탠더드(The Standard》에 따르면 추행동은 지난 10월 5일 항소를 제기했으며, 이탁인 역시 이후 항소법원에 유죄 판결과 형량을 모두 취소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출처: Former lawmakers appeal convictions and sentences in subversion case)
이번 사건은 해산된 지련회와 전 주석 이탁인, 전 부주석 하준인(何俊仁), 전 부주석이자 인권변호사인 추행동을 대상으로 진행된 홍콩 국가보안법 사건이다. 하준인은 재판 전 혐의를 인정했으며, 지련회, 이탁인, 추행동은 무죄를 주장하다 정식 재판 끝에 지난 8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지련회가 수십 년 동안 내세워온 핵심 구호인 ‘일당독재 종식’이 단순한 정치적 주장이나 제도 비판을 넘어 중국공산당의 헌법상 지도적 지위를 종식시키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법원은 중국 헌법상 중국공산당의 영도가 국가의 근본제도를 구성한다고 해석했으며, 해당 구호를 반복적으로 주장하고 선전한 행위가 국가전복 선동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후 진행된 양형 절차에서 법원은 하준인에게 징역 5년 2개월, 이탁인에게 징역 7년, 추행동에게 징역 7년 3개월을 선고했다. 또한 지련회 법인에는 벌금 150만 홍콩달러가 부과됐다.
검찰은 2020년 7월 1일부터 2021년 9월 8일까지 피고인들이 타인에게 중국의 헌정질서와 국가 근본제도를 전복하거나 훼손하도록 선동했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수사기관은 지련회의 5대 강령 가운데 하나였던 ‘일당독재 종식’ 구호를 문제 삼았다. 검찰은 해당 구호가 중국공산당의 일당 지배 체제를 부정하는 것으로 중국 헌법에 반한다고 주장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반면 추행동과 이탁인은 재판 과정에서 해당 구호가 폭력적 정권 전복이 아닌 정치적 의견 표명에 불과하며, 민주적 개혁과 법치주의 발전을 요구하는 취지라고 주장해 왔다. 또한 지련회가 구체적인 불법 행동이나 폭력 행위를 촉구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항소는 지난 1월 시작된 지련회 사건 재판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본격적인 상급심 절차다. 항소법원이 유죄 판단과 양형의 적절성을 어떻게 검토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련회는 1989년 천안문 민주화운동 이후 결성돼 매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6·4 추모 집회를 개최해 온 대표적인 시민단체였다. 그러나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지도부가 잇따라 체포·기소됐고, 결국 2021년 조직을 해산했다.
추행동은 2023년 대한민국 5·18기념재단이 수여하는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두 사람은 모두 수감 상태에서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참고: 홍콩 변호사 추행동(鄒幸彤,Tonyee Chow Hang-tung), 광주인권상 수상)
이번 항소는 홍콩 국가보안법 아래에서 정치적 구호와 시민사회 활동을 어디까지 국가안보 범죄로 해석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데일리홍콩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