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남성에게만 의무적으로 병역을 부과하는 현행 대한민국의 징병제도에 문제를 제기하며 여성 징병제 도입을 촉구하는 시민운동이 오늘 비 예보에도 예정대로 오후 2시에 서울 강남역에서 열릴 예정이라 주목된다.
여성 징병제 도입을 요구해 온 집회 주최측 유튜버 ‘남성부’는 예고했던 대로 30일 오후 2시 서울 강남역 9번·10번 출구 사이 ‘바람의 언덕’에서 ‘여성징병촉구 집회’를 그대로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주최 측은 공지글에서 “집회 당일 비 예보가 있다”면서도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언제 또 날을 잡아서 기다리겠느냐”며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번씩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비 예보 있어도 그대로 진행한다
대한민국 기상청이 발표한 서울·인천·경기 단기예보에 따르면 30일 일요일 오늘 서울은 대체로 흐리고 가끔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에 따라 오후 2시 강남역에서 예정된 여성징병촉구 집회 시간대에도 비가 내릴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일시적으로 비가 그치는 소강상태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외부 기상예보 자료 역시 30일 서울을 흐린 날씨로 전망하고 있으며, 예보 모델에 따라 강수 가능성에는 차이가 나타난다. 한 예보는 이날 서울의 강수확률을 61%로 제시하면서 오후 2시 기온을 약 28℃로 전망했다.
전투복 착용 제안은 철회
한편 당초 참가자들에게 전투복을 입고 집회에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던 주최 측은 이번 공지에서는 해당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군필만 오라는 것 같기도 하다”며 전투복 착용 제안을 취소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디지털 전투복을 민간인이 착용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한국의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 제9조는 군인이 아닌 사람이 군복을 착용하거나 군용장구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유사군복을 착용해 군인과 식별하기 어렵게 하는 행위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다만 문화·예술활동이나 법령에 따른 행사 등 일부 예외가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집회에서는 주최 측이 당초 검토했던 전투복 착용 퍼포먼스 대신 다른 방식으로 집회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 달에 한 번씩 계속”
이번 집회는 여성 징병제 논의를 온라인을 넘어 거리에서 공론화하기 위한 첫 행사라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주최 측은 이번 공지에서 향후에도 한 달에 한 차례씩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개한 집회 안내 영상에서는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국방의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여성 징병제를 정치권의 주요 논쟁으로 만드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로 제시했다.
주최 측은 남녀의 평균적인 신체능력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개인별 신체능력에 따라 군내 보직을 달리할 수 있으며 행정·보급·통신·정비·급양 등 다양한 군 직무가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저출산으로 병역자원이 감소하고 있는 만큼 기존의 남성 중심 징병제만으로 병력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논리도 제기하고 있다.
여성 징병제, 온라인 논쟁에서 거리로
이번 집회가 주목되는 이유는 여성 징병제라는 주장이 단순한 온라인 논쟁을 넘어 실제 집회와 정기적인 시민운동의 형태로 조직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저출산으로 인한 병역자원 감소가 현실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현행 징병제의 지속 가능성과 군 구조 개편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여성 징병제에 대한 여론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개혁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59.6%로 나타났으며, 남성 64.8%, 여성 54.5%로 남녀 모두 과반이 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해당 조사는 특정 정당의 의뢰로 산하 연구기관이 실시한 조사라는 점에서 전체 국민 여론을 대표하는 단일 지표로 해석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현행 한국 병역법상 병역의무는 남성에게 부과되며 여성은 지원에 의해서만 현역 및 예비역으로 복무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2023년 남성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병역법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헌재는 장기적으로 출산율 변화에 따른 병역자원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양성징병제 도입이나 모병제로의 전환에 관한 입법 논의가 검토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제시했다.
여성 징병제를 둘러싼 논쟁에서 이스라엘 역시 자주 비교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스라엘은 여성도 법적으로 의무복무 대상에 포함하는 국가로, 한국과는 다른 병역제도와 복무 조건을 운영하고 있다.
비가 예보된 가운데 오늘 열리는 강남역 여성징병촉구 집회가 일회성 행사에 그칠지, 주최 측이 예고한 대로 정기적인 여성 징병제 운동으로 발전할지 주목된다.
데일리홍콩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