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홍콩관광청이 다음 달 처음으로 중추절을 맞아 대규모 국제 연등 축제를 연다. 9월 17일부터 27일까지 홍콩 섬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 파크(Victoria Park)에서 펼쳐질 이번 축제에는 특별히 대한민국 진주시(晉州市)의 전통 비단등도 전시될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홍콩 섬 빅토리아 파크에서 ‘국제 중추 연등 축제(International Lantern Spectacular)’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재회와 화합을 뜻하는 ‘리유니언(Reunion)’을 주제로, 20개 나라와 지역에서 온 등롱 3,000여 점이 공원 곳곳을 밝힐 예정이다. 이에 더해 연례 축제인 ‘중추절 등롱 카니발’도 진행될 예정이라, 공원 방문객들은 한 공원 안에서 두 배로 풍성한 밤 풍경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점등 시간은 매일 오후 6시 30분부터 밤 11시까지이며, 9월 25일에는 자정까지 연장된다.

한국 진주의 비단등, 홍콩 밤을 밝힌다

이번 축제에서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세계 등불 거리(World Lantern Boulevard)’다. 20개국 등롱이 한자리에 늘어서는 이 구역에는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뜻을 담아 만들었다는 진주시(晉州市)에서 보내온 전통 비단등도 전시될 예정이다. 브라질의 색색깔 패치워크 등, 폴란드의 전통 종이공예 등과 나란히 걸릴 진주의 비단등을 보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반가운 마음이 들 만하다.

축제장 곳곳에는 중국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난징(南京) 친화이(秦淮) 등롱도 전시된다. 홍콩관광청은 이번 행사를 위해 난징 현지 장인팀을 초청해 대형 맞춤 작품 4점을 새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공원 정문에 자리할 높이 8m짜리 ‘섀도라이트(Shadowlight)’는 홍콩의 상징인 반얀트리(용수나무)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빛과 그림자 사이를 거니는 듯한 몰입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잉어 두 마리가 원을 그리며 뛰어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드래곤 게이트(Dragon Gate)’, 모형 보트 연못 위로 높이 7m 달 등롱과 수면 위 연꽃 등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릿 로터스(Moonlit Lotus)’, 연잎 사이로 잉어가 노니는 모습을 표현한 ‘로터스 피시(Lotus Fish)’ 등도 관람객을 맞을 예정이다.

또한 공원 안에서는 토끼, 스타프루트, 금붕어 모양 등 홍콩 전통 방식 그대로 손으로 만든 등롱 40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홍콩 등불관(Hong Kong Lantern Galleria)’이라는 이름의 이 구역은 위안랑(元朗) 타이 키우 시장의 명물 ‘등롱 거리’를 연상시킨다.

월병 판매전, 수익금은 자선단체로

월병 판매전도 열린다. 홍콩관광청과 자선단체 보량국(保良局)이 함께 마련하는 이 행사에서는 9월 17일부터 20일까지 공원 남측 광장에서 특색 상하이의 쑤저우식 월병, 윈난 햄 월병, 타로·팥·녹두소가 들어간 차오저우식 월병 등 중화권 각지의 월병을 맛보고 구매할 수 있다. 판매 수익 전액은 보량국에 기부된다.

타이항 파이어 드래곤 댄스도 이어진다

한편 빅토리아파크 밖에서도 중추절 분위기는 계속된다. 9월 24일부터 26일까지는 공원 근처 타이항(大坑) 일대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통 행사 ‘타이항 파이어 드래곤 댄스(大坑舞火龍)’가 열린다. 향을 꽂은 거대한 용 형상을 앞세워 거리를 도는 이 행사는 140여 년 전 마을에 돌던 역병을 물리치기 위한 의식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이 기간 홍콩 시내 곳곳의 쇼핑몰과 상점가에서도 중추절 테마 행사와 먹거리 마켓이 함께 열려, 도심 전체가 명절 분위기로 물들 전망이다.

앤서니 라우(Anthony Lau) 홍콩관광청 총재는 “동서양이 만나는 국제도시라는 홍콩의 강점을 살려 전통 축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선보이고 싶었다”며 이번 행사를 처음 기획한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지역 문화와 관광·소비를 연결해 더 많은 방문객이 홍콩을 찾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찾아가는 길

빅토리아공원은 MTR 코즈웨이베이(Causeway Bay)역 E 출구, 또는 틴하우(Tin Hau)역 A2 출구를 통해 도보로 접근할 수 있다. 야간 행사인 만큼 편한 신발을 챙기는 것이 좋고, 주말과 9월 25일 연장 점등일에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이른 시간대 방문을 권한다.

등불과 달빛, 그리고 진주의 비단등부터 난징의 친화이 등까지 세계 각국의 문화가 어우러질 빅토리아공원의 밤은 올가을 홍콩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을 선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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