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기원과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책임을 둘러싼 공방을 다시 꺼내 들었다. 백악관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도 정부의 코로나19 정보 사이트 ‘COVID.GOV’를 인용하며 힘을 실었다.
트럼프 “웜스피드는 대성공”… 파우치 향해 재차 십자포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바이든 행정부 시절 코로나19 사망자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보다 훨씬 많았다”며 자신이 주도한 백신 개발·보급 프로그램 ‘오퍼레이션 웜스피드’를 “미국 대통령이 이룬 가장 성공적인 업적 중 하나”라고 자평했다. 그는 또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나왔다고 처음부터 주장했다”며 파우치 전 소장이 이에 강하게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마스크 지침 등에서 “너무 많은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고도 비판했다.
같은 날 상원 청문회, 파우치는 100차례 진술 거부
이 발언은 파우치 전 소장이 상원 국토안보·정부업무위원회에 출석한 날 나왔다. 랜드 폴 위원장(공화·켄터키)이 공개한 그의 개인 일기(2019년 12월~2022년 12월, 1100쪽 분량)를 둘러싼 자리였다. 파우치 전 소장은 “변호인의 조언에 따라 헌법 수정 제5조에 근거해 답변을 거부하겠다”는 한 문장을 100차례 넘게 반복했고, 폴 위원장의 소환을 “나에 대한 비이성적 집착”이라고 반발했다. 공화당은 다음 주 의회모독죄 처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5년째 이어진 기원 공방 — 데일리홍콩이 지켜본 궤적
데일리홍콩은 팬데믹 초기부터 코로나19 기원 논쟁을 지속적으로 추적해왔다. 2020년 9월에는 홍콩대학 포스닥 연구원 출신 염려몽(閆麗夢) 박사가 SARS-CoV-2를 유전자 편집을 거친 인공 바이러스로 규정한 논문을 발표하자 이를 국내 최초로 보도했다. 같은 시기 본지는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의 대마초 성분 CBD·THC가 SARS-CoV-2 바이러스를 무력화한다는 연구 결과도 함께 소개하며 치료 가능성을 짚었다.
2022년 12월에는 이른바 ‘트위터 파일(Twitter Files)’을 통해 드러난 미국 정부의 SNS 검열·언론 조작 정황을 보도하며, 실험실 유출설이 초기 몇 년간 주류 플랫폼에서 어떻게 억제됐는지를 다뤘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하원 코로나19 소위 최종보고서가 실험실 유출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을 계기로 “비난을 넘어선 중도의 길”이라는 사설을 통해 책임 공방보다 환자 지원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가장 최근인 지난 6월에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퇴임 당일 공개한 기밀문서를 통해, 파우치 전 소장이 우한 연구소의 기능증강(gain-of-function) 연구에 미국 납세자 자금을 지원하고 실험실 유출 기원을 은폐하기 위해 정보기관과 협력했으며, 2024년 의회 증언에서 위증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본지가 보도한 바 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재반박과 파우치 전 소장의 청문회 진술 거부는 이 개버드 폭로 이후 이어지는 후속 국면으로 볼 수 있다.
비난을 넘어, 다시 치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과 파우치 전 소장의 청문회 출석은 5년이 지난 지금도 기원·책임 공방이 미국 정치의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본지가 지난해 사설에서 제시한 원칙은 지금도 유효하다 — 진실 규명은 계속되어야 하지만, 그 과정이 롱코비드로 여전히 고통받는 환자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늦추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참고: COVID-19 Lab Leak: Time for a Middle Way Beyond Bl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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