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홍콩 시민들의 인공지능(AI) 활용 의향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일자리 대체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분야에서는 AI 활용에 비교적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실제 진단과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은 의사가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민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홍콩시티대학교(City University of Hong Kong·CityU)가 최근 발표한 AI 사회 영향 조사 결과다.

이번 연구는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약 18개월 동안 같은 시민들을 여러 차례 추적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20세 이상 홍콩 시민 1,362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으며, 이 가운데 세 차례 조사에 모두 참여한 398명의 응답자를 별도로 분석해 AI에 대한 인식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봤다.

조사에 따르면 AI 사용 의향이 높은 응답자 비율은 2025년 초 67.4%에서 2026년 중반 77.5%로 10.1%포인트 상승했다. 생성형 AI와 각종 자동화 도구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시민들의 AI 수용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AI가 자신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는 크게 줄지 않았다. 최신 조사에서 응답자의 53.7%가 AI로 인한 일자리 대체를 걱정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특히 20~34세 청년층의 우려가 가장 컸다. 해당 연령대 응답자의 61.3%가 직업 안정성에 대한 걱정을 나타냈다. 학사 학위 소지자의 경우 60.6%, 월 가구소득 3만~6만 홍콩달러 구간 응답자는 56.6%가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AI 활용 능력과 기술 이해도, 정보 평가 능력을 포함하는 ‘AI 리터러시(AI Literacy)’ 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AI 사용 의향은 높고 일자리 대체에 대한 불안감은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Christine Huang Yi-hui 교수는 AI 활용 능력을 키우는 것뿐 아니라 기술 작동 원리와 한계를 이해하는 교육이 중요하다며, 특히 청년층이 미래 노동시장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교육기관, 기업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의료 분야에 대한 조사에서는 AI를 건강 관리에 활용하려는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57.6%가 AI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 이용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로 증상 확인이나 생활습관 조언, 만성질환 관리 등에 AI를 자주 활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4.5%에 그쳤다. 연구진은 이를 ‘사용 의향은 있으나 실제 활용은 제한적인(willing but infrequent)’ 현상으로 해석했다.

건강관리 분야의 AI 활용 역시 젊은 층과 고학력자, 고소득층에서 상대적으로 활발했다. 20~34세 응답자의 38.0%, 학사 학위 소지자의 40.2%, 월 가구소득 6만 홍콩달러 이상 응답자의 43.0%가 건강관리를 위해 AI를 적극 활용한다고 답했다.

다만 의료 진단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의료진에게 집중됐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모델은 ‘의사 주도·AI 보조’로 62.5%의 지지를 얻었다. 이는 ‘의사 단독 진단'(59.5%)보다도 높은 수치였다. 반면 ‘AI 단독 진단’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4.9%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시민들이 증상 검색이나 건강 정보 확인, 치료법 이해 등에서는 AI 활용에 긍정적이지만, 실제 임상 진단과 같은 중요한 의료 판단에서는 전문 의료인의 감독과 책임을 여전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유용한 보조 도구 역할은 할 수 있지만 최종 의료 결정에 대해서는 의사의 전문성을 더 신뢰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는 홍콩 사회가 AI 기술을 점차 일상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면서도, 고용 안정성과 의료 안전성 등 핵심 영역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연구 결과는 AI 활용 확대와 함께 시민들의 AI 이해도를 높이는 교육과 사회적 논의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참고: CityUHK survey: rising willingness to use AI in Hong Kong, but over half remain concerned about job displacement; Doctor-led medical decisions remain prefer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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