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홍콩특별행정구 정부가 천안문(天安門) 민주화운동 추모단체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香港市民支援愛國民主運動聯合會, 이하 지련회·支聯會) 지도부의 국가전복 선동 유죄 판결을 비판한 해외 국가와 정치인 등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홍콩 정부는 2026년 8월 22일 발표한 성명에서 전날인 21일 홍콩 고등법원이 지련회와 이탁인(李卓人), 추행동(鄒幸彤), 그리고 고준인(何俊仁)에 대한 국가전복 선동 사건에서 내린 유죄 판결과 관련해 “서방 국가, 반중국 매체·단체 및 정치인들의 근거 없는 비방”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서 고준인은 앞서 유죄를 인정했으며, 법원은 21일 이탁인과 추행동에게도 유죄를 선고했다.
홍콩 정부 “中 헌법, 국가 헌정질서의 근본법”
홍콩 정부 대변인은 중국 헌법이 홍콩특별행정구의 헌정 질서를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헌법 전문이 중국공산당의 영도를 중화인민공화국 헌정질서의 핵심이자 근간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어느 국가의 헌법도 헌법이 정한 국가의 헌정질서와 근본제도를 전복하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날 법원이 지련회의 핵심 구호인 “일당독재 종식(結束一黨專政)”을 중국공산당의 지도적 지위를 끝내려는 의미로 판단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법원은 중국 헌법 제1조를 근거로 중국공산당의 영도가 중국의 근본제도에서 핵심적인 요소라고 판단했으며, 현행 헌법 아래에서는 서방식 정당교체가 가능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정치적 견해 때문에 재판받은 것 아니다”
홍콩 정부는 이번 사건이 피고인들의 정치적 견해나 신념 자체를 처벌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는 전날 판결문을 인용해 법원이 관련 법률과 증거를 토대로 검찰이 합리적 의심을 넘어 혐의를 입증했는지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법원은 이탁인·추행동·고준인이 중국공산당과 중앙정부에 적대감을 갖고 있었으며,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에도 지련회의 저항 노선을 계속 유지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특히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발언과 행동이 합법적인 표현의 자유 범위를 넘어섰을 가능성을 알고도 이를 중단하지 않았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비판과 국가전복 선동은 달라”
홍콩 정부는 정부나 사법기관에 대한 비판 자체가 국가보안법 위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밝혔다.
정부는 홍콩 항소법원의 다른 사건 판결을 언급하면서 정부 정책이나 사법부, 법원의 판결을 강하게 비판하거나 이에 반대하는 것만으로는 선동적 의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해당 행위에 증오 또는 국가전복을 선동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라는 것이 홍콩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이번 지련회 사건에서 법원이 피고인들이 중국공산당에 대한 적대감을 조성하고 분열을 일으켜 사람들이 공산당에 대한 신뢰를 잃도록 함으로써 중국의 근본제도를 훼손하려는 목적을 가졌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단순한 정부 비판이나 정치적 의견 표명과는 다른 행위라고 강조했다.
“표현의 자유 등 권리도 절대적이지 않아”
홍콩 정부는 표현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 기본권에도 법률에 따른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부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을 언급하면서, 표현의 자유 역시 국가안보·공공안전·공공질서 또는 타인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법률로 정한 필요한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홍콩 국가보안법과 국가안전수호조례가 국가안보 범죄를 예방·억제·처벌하는 과정에서 법치주의 원칙을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기본법과 홍콩 권리장전이 모든 형사 피고인에게 독립적인 사법권을 행사하는 법원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 정부는 전날 법원의 지련회 사건 판결에 대해 관련 법 원칙과 증거를 상세하게 분석한 “강력하고 설득력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국가안보 위협 행위 단호히 대응”
홍콩 정부는 마지막으로 홍콩 주민을 포함한 중국 국민 모두에게 중국의 주권·통일·영토 보전을 수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전복 선동죄는 “극히 심각한 범죄”라며 홍콩특별행정구 정부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위와 활동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부 성명은 21일 지련회 지도부 유죄 판결에 대한 해외의 비판이 나온 직후 발표된 후속 입장으로, 홍콩 정부가 이번 판결을 단순한 정치적 표현의 문제와 구분하고 국가보안법에 따른 국가안보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한편 홍콩 고등법원은 이탁인과 추행동에 대한 양형 심리를 8월 28일 진행할 예정이다. 국가전복 선동죄는 사건의 정상이 중한 경우 5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정상에 따라 가벼운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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