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의 중재 아래 2주간 상호 공격 중단(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군사 목표를 달성했다”고 주장하며 자국 내 여론전에 나서고 있어, 이번 휴전이 실질적 평화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 외무장관 세예드 아바스 아락치는 7일 테헤란에서 성명을 통해 “미국이 공격을 중단할 경우 이란도 군사 작전을 멈출 것”이라며 휴전 수용 입장을 밝혔다.
- “미국이 공격을 멈춘다면, 이란군도 방어 작전을 중단한다.”
- “향후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군과의 조율 아래 안전 통과가 가능하다.”
- “미국이 이란의 10개항 제안을 협상 기반으로 수용했다.”
이란 국가안보최고회의 역시 별도 성명에서 “거의 모든 전쟁 목표가 달성됐다”고 주장하고 미국이 한 달 넘게 휴전을 요청해 왔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Statement on behalf of the Supreme National Security Council of the Islamic Republic of Iran: pic.twitter.com/cEtBNCLnWT
— Seyed Abbas Araghchi (@araghchi) April 7, 2026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위 이란 외무장관 세예드 아바스 아락치의 메시지를 인용하면서 파키스탄의 요청을 받아들여 2주간 군사행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발표를 전후로 미국 정치권에서는 강한 반발도 이어졌다. 민주당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대통령의 군사적 발언은 위험한 선례이며, 불법적 명령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트럼프가 과장된 위협에서 빠져나갈 출구를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트럼프의 핵심 지지자로 꼽혔던 터커 칼슨은 최근 방송에서 대이란 군사 대응뿐 아니라 트럼프 개인을 둘러싼 정치적 리스크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칼슨은 제프리 에프스타인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를 둘러싼 의혹과 정치적 부담을 언급하며, “이런 상황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는 국내 정치 위기를 덮기 위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취지의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이번 휴전 결정은 단순한 외교·군사 판단을 넘어 국내 정치 리스크 관리와도 연결된 선택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란의 10개 요구 사항
이란 국가 공식 뉴스 매체 Islamic Republic News Agency 등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에게 다음 10개의 사항을 요구하고 있다.
-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유지 + 통제된 통항 허용
이란군과 조율된 방식으로만 선박 통과 허용. - 미국의 모든 군사행동 중단
이란 본토 및 ‘저항축(Axis of Resistance)’에 대한 공격 중단. -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중단
가자·레바논·시리아 등 포함. - 미군 전투부대의 중동 철수
지역 내 모든 미군 전투부대 철수. -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항 프로토콜 체결
이란이 주도하는 새로운 해상 규칙. - 전쟁 피해 배상금 지급
이란이 산정한 피해액 전액 지급. - 모든 제재 해제
미국의 1차·2차 제재, IAEA·UN 안보리 결의 포함. - 동결된 이란 자산 전액 반환
- 합의 내용을 UN 안보리 결의로 채택
국제법적 구속력 확보. - 미국의 공식 보장 + 정치적 종전 선언
미국이 합의 이행을 보증할 것.
다만 요구하는 핵심 쟁점이 구조적으로 충돌하고 있고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완전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등 입장 차가 여전히 커서 단기간 내 포괄적인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양측 모두 휴전을 자국의 승리 결과로 해석하며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홍콩 당국은 중동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유지하고 있으며, 항공사들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항로를 우회하고 있다.
이번 휴전은 군사 충돌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동시에 양측 모두 외교적·정치적 재정비 시간을 확보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협상 결과에 따라 다시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어 에너지 가격과 물류 비용 변동성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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