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이가초(李家超, John Lee Ka Chiu) 홍콩 행정장관이 16일 입법회에서 홍콩 최초의 ‘5개년 계획(2026~2030)’을 공개한 데 이어, 같은 날 자신의 임기 중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정책 연설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두 문건을 함께 공개한 것은 중화인민공화국 중앙정부의 ‘국가 15차 5개년 계획’ 개막 원년에 맞춰 홍콩 자체의 중장기 청사진과 연간 정책 우선순위를 하나의 흐름으로 보여주기 위한 조치라고 선언했다.
이번 정책 연설은 국제금융·해운·무역·혁신기술의 ‘4대 중심지’ 강화와 고급 인재 허브 구축을 핵심 축으로 삼았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와 여행객 입장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경제 성적표: 회복을 넘어 가속
이 행정장관은 지난 4년간 홍콩 경제가 마이너스 3.7%에서 지난해 3.6% 성장으로 반등했고, 2026년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5.1% 성장하며 최근 5년 내 최고의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한 홍콩의 2025년 국내총생산(GDP)은 3조 3,000억 홍콩달러를 넘어섰고, 수출 총액도 26%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경제로 꾸준히 평가받고 있으며, 세계 경쟁력 순위 2위, 인재 경쟁력 순위는 10계단 뛰어올라 4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경 간 자산관리 규모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올라섰고, 국제금융센터 순위도 세계 3위를 되찾았다.
IPO 훈풍과 자산관리 인센티브 확대
올해 8월까지 홍콩 증시의 기업공개(IPO) 조달 규모는 3,400억 홍콩달러를 넘어서며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을 초과했다. 당국은 우량 해외 기업의 홍콩 상장을 유치하기 위해 투자설명서 공시 요건 간소화, 동남아시아·일대일로(B&R) 국가 기업의 이중 상장(primary·secondary listing) 촉진, 카자흐스탄 거래소의 공인 거래소 목록 편입 추진 등을 예고했다.
자산관리 분야에서는 펀드·싱글패밀리오피스·캐리드 인터레스트(Carried Interest)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 법안 통과에 이어, 올해 안에 최소 220개의 패밀리오피스를 홍콩에 신규 유치하겠다는 등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부동산투자신탁(REIT) 관련해서는 사모화·구조조정을 허용하는 법안과, 비주거용 부동산을 상장용 REIT로 이전할 때 인지세를 면제하는 법안도 순차적으로 추진된다.
인재·비자 문턱 낮춘다
홍콩은 AI 관련 직종을 인재 목록(현재 60개 직종)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창업 초기 낮은 소득으로 인해 최상위 인재 비자(Top Talent Pass Scheme) 연장에 어려움을 겪던 기술 스타트업 창업자에 대해서는 소득 증빙 요건을 면제하기로 했다. 또한 초청 인사 출입국 간소화 제도(Immigration Facilitation Scheme)의 적용 범위를 기존 아세안(ASEAN) 회원국에서 중앙아시아·중동 지역까지 확대하고, 비거주자가 단기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신규 비자 카테고리도 도입한다.
홍콩, ‘아시아 이벤트 수도’ 이미지 굳힌다
홍콩관광청은 ‘아시아 이벤트 수도’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국제 아트 시즌(2~5월), 중화 예술 시즌(6~9월), 메가 축제 이벤트 시즌(10월~이듬해 2월)으로 구성된 연중 메가 이벤트 프레임워크를 상시 운영하고, 항공사와 협력해 다목적지(multi-destination) 여행 상품도 확대할 계획이다.
무슬림 친화 여행지 순위에서도 홍콩은 비(非) OIC 회원국 중 2위로 2년 연속 순위가 상승했다. 정부는 할랄 인증 식당 지원 제도도 2027년 말까지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요트 경제 분야에서는 홍콩·마카오 요트가 별도 보증 없이 대만구(GBA) 9개 도시를 오갈 수 있는 임시선적등록 제도가 5월부터 시행 중이며, 홍콩·광둥 간 남·북행 요트 항해도 순차적으로 열리고 있다.
북부도시권(Northern Metropolis)
북부도시권(Northern Metropolis) 개발도 속도를 낸다. 신규 개발지구 9개 장소의 착공이 모두 시작되며, 정부는 장기 자본 투자 유치를 위한 별도 조치와 함께 ‘살기 좋고, 일하기 좋고, 여행하기 좋은’ 복합 도시로의 전환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가초 행정장관은 이번 정책 연설이 향후 5년간의 청사진인 5개년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연간 이행보고서 성격을 띤다고 설명하며, 예산 배정과 부처 간 협력을 통해 목표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홍콩 시정 보고 정책 연설 전문은 정부 공식 사이트(https://www.policyaddress.gov.hk/)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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