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홍콩이 사상 처음으로 스위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역외 자산 관리 중심지로 올라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경영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지난 27일 발표한 「글로벌 자산 보고서 2026(Global Wealth Report 2026)」에서 2025년 홍콩에 예치된 역외 자산 규모가 전년 대비 10.7% 증가한 2조9000억 달러(약 4000조 원)에 달해 스위스를 처음으로 추월했다고 밝혔다.
역외 자산은 개인이나 기업이 자국이 아닌 해외 금융 중심지에 보관·운용하는 자산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정치적 안정성, 법치주의, 세제 환경, 금융 인프라, 국제 접근성 등을 고려해 자금이 이동한다.
BCG는 홍콩의 성장 배경으로 중국 본토 자금 유입 확대, 활발한 기업공개(IPO) 시장, 주식시장 상승 등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역외 자산 규모는 2025년 8.4% 증가한 15조7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상위 10개 금융 허브가 신규 해외 자금의 약 90%를 흡수하며 글로벌 자산이 소수의 금융 중심지로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CG는 세계 자산 관리 시장이 크게 두 개의 축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홍콩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중국·인도·동남아시아 자금을 연결하는 아시아 네트워크이며, 다른 하나는 스위스·미국·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중동·중남미 자금을 관리하는 서방권 네트워크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마이클 칼리히 BCG 파트너는 “부의 창출과 국경 간 자금 이동이 점점 더 소수의 글로벌 금융 허브로 집중되고 있다”며 “홍콩의 부상은 아시아 자산과 자본시장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번 결과는 최근 중동 지역 갈등, 세계적인 지정학적 긴장, 각국의 이민 증가 및 자산 이전 수요 확대 속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제 자산가들은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정치·경제적으로 안정된 금융 중심지에 자산을 분산하는 경향이 있다. 홍콩은 중국과 세계 금융시장을 연결하는 관문 역할을 유지하면서도 국제 금융 인프라와 자본 이동의 자유를 갖춘 점이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보고서는 전 세계 금융자산 규모가 2025년 10.7% 증가한 333조 달러를 기록해 2021년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포함한 세계 순자산 규모는 약 550조 달러에 달했다.
또한 향후 신흥국이 글로벌 부의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BCG는 인도·브라질·멕시코를 중심으로 신흥국 금융자산이 2030년까지 약 7조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 과정에서 100만 명 이상의 신규 백만장자가 탄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아울러 인공지능(AI)이 자산관리 산업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AI를 적극 활용하는 금융기관은 업무 처리 능력을 25~30% 향상시키고 자산관리사 1인당 수익을 15~20%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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