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 직후 “대만의 공식 독립을 원하지 않는다”고 공개 발언한 가운데, 홍콩 민주화 인사 지미 라이(여지영·黎智英) 석방 문제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누군가 독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대만 독립 움직임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가 9500마일이나 이동해 전쟁을 치르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고도 말하며,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리를 두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이는 미국이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전략적 모호성’ 기조보다 한층 더 중국 측 입장에 가까워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라이칭더 정부가 “대만은 이미 독립된 상태”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대만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 기간 동안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갖고 무역 문제와 중동 정세 등을 논의했다. 그는 회담 후 “환상적인(fantastic) 무역 합의”를 이뤘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 내용은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부터 반복적으로 언급해온 홍콩 민주화 인사 지미 라이 석방 문제에서도 뚜렷한 진전이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시 주석이 ‘지미 라이는 자신에게 어려운 문제(tough one)’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중국 측이 석방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지미 라이는 홍콩의 대표적 민주화 인사이자 반중 성향 매체 빈과일보(Apple Daily) 창립자로, 2020년 홍콩 국가안보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현재까지 수감 중이다. 그는 영국 국적자이자 독실한 로마 가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정치권에서도 초당적 지지를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4년 대선 과정에서 “100% 지미 라이를 꺼내오겠다”고 공언했고, 이후에도 미중 협상 과정에서 해당 사안을 직접 제기하겠다고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그러나 이번 중국 방문 결과만 놓고 보면, 실제 성과보다는 상징적 언급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아시아 안보 전략 전문가 보니 글레이저 독일마셜펀드 인도·태평양 프로그램 총괄은 AFP에 “중국은 이 문제가 미국의 최우선 과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원하는 것은 미국산 제품 구매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보잉 항공기 구매 외에 눈에 띄는 구체적 합의가 거의 공개되지 않았으며, 양국 간 핵심 현안인 관세 휴전 연장 문제조차 본격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언과 회담 결과를 두고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경제 관계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그동안 강조해온 ‘자유’와 ‘민주주의’ 의제를 후순위로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홍콩 민주화 문제와 대만 안보 문제에 민감한 대만 사회에서는 이번 발언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중국 측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잘못 다루면 충돌(conflict)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미국 방문이 오는 9월경 추진될 수 있다고 밝혔다.
(참고: Trump warns against Taiwan independence after China vis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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