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과 북·중 정상회담을 두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가장 큰 승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SCMP는 13일(홍콩시간) 게재한 분석 기사에서 시 주석의 방북이 김 위원장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북한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방문은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순방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가진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이뤄졌다. 중국과 북한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국경 봉쇄 이후 다소 소원해졌으나,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오랜 경제·문화적 유대 관계를 재확인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패트리샤 김 선임연구원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징과 모스크바 모두 북한을 자기 편으로 유지하려 하고 있으며, 그 결과 가장 큰 수혜자는 평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중국과 러시아 어느 쪽도 북한에 비핵화 협상 복귀나 핵무기 포기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김정은에게 큰 전략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최근 수년간 북한의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왔으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년 전 비핵화가 “의미를 잃은 문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중국은 공식적으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이번 시 주석 방북 관련 발표에서는 비핵화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스팀슨센터 한국프로그램 책임자인 제니 타운은 “이번 정상회담은 김정은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북한은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된 국가가 아니라 주요 강대국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을 각기 다른 목적에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의 닉라스 스완스트롬 소장은 SCMP에 “러시아는 북한의 군사력 증강을 돕는 파트너이고, 중국은 경제적 기반을 제공하는 후원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전장 경험, 무기 공동개발, 에너지 공급, 외교적 지원을 얻었으며, 이 과정에서 미사일·위성·무인기 기술 역량도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은 여전히 북한 최대 경제 파트너다. 북한의 합법적 대외무역 가운데 90% 이상이 중국과의 거래로 알려져 있다. 올해 4월 북·중 교역 규모는 약 22억5천만 위안으로 2017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스완스트롬 소장은 “김정은은 러시아를 활용해 군사력을 강화하고, 중국을 통해 경제와 국제적 입지를 안정시키고 있다”며 “이는 절박함이 아니라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의 존 델러리 선임연구원도 “김정은에게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중국과 러시아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어느 한쪽에도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도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제위기그룹(ICG)의 크리스토퍼 그린 선임고문은 북한의 러시아 지원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얻은 예상 밖의 이익이라고 평가하면서, 전쟁이 끝난 이후 북·러 관계의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 극동 지역으로 계속 파견되고 군수 공급망 일부 역할을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으로 관계가 확대될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SCMP는 종합적으로 이번 시진핑 주석의 방북이 북·중 관계 복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김정은이 중국과 러시아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외교적 공간을 넓히고 국제적 영향력을 높이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출처: Was Kim Jong-un the real winner from Chinese President Xi Jinping’s visit to Nor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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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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