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중화인민공화국 본토와 홍콩에서 최근 위고비(Wegovy), 오젬픽(Ozempic), 삭센다(Saxenda) 등 GLP-1 계열 비만 치료 주사가 빠른 체중 감량 효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 전문가들과 현지 당국이 건강 및 법적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은 원래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된 의약품으로, 식욕 억제와 위 배출 지연, 혈당 조절 등의 작용을 통해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낸다.
최근 중국 SNS에서는 이들 비만 치료 주사를 이른바 ‘슬리밍 펜(slimming pen)’이라 부르며 “식단 조절 없이 한 달에 3~4kg 감량”, “4개월 만에 35kg 감량” 등의 후기와 주사 전후 사진이 확산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체중 약 180파운드(약 81kg)의 홍콩 여성 Ceci(가명)는 어릴 적부터 체형에 대한 고민이 있었으며, 직장 생활 이후 비만이 건강뿐 아니라 사회생활과 경력에도 영향을 준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녀는 SNS에서 “반년 만에 40파운드 감량” 등의 게시글을 본 뒤 홍콩의 한 사설 클리닉을 찾았으나, 의사 상담과 처방이 필요하며 주사 1회당 비용이 약 6000홍콩달러(HK$)에 달한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SNS 샤오홍슈(小红书)를 통해 동일 계열 약품이 본토에서는 약 300위안(약 330홍콩달러)에 판매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가격 차이에 큰 유혹을 느꼈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 기자가 직접 광저우의 한 공립병원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중국 본토에서는 혈액 검사와 의사 상담, 건강 상태 평가 등을 거친 뒤 처방전을 발급받아 지정 약국에서 약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2.4ml 용량의 ‘슬리밍 펜’ 가격은 약 324위안으로 홍콩보다 훨씬 저렴했으며, 약사는 처방전에 기재된 의사 이름과 수량을 엄격히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의 등록 약사 소요화(蘇耀華)는 해당 약물이 복부에 주사하는 GLP-1 작용제로 포만감을 유도해 음식 섭취를 줄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체질량지수(BMI)와 전반적인 건강 상태, 갑상선 관련 위험 등을 의사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전문 의약품이라며, 출처가 불분명한 비등록 의약품 구매는 운송 과정의 냉장 관리 여부와 변질 가능성을 확인할 수 없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홍콩 세관도 중국 본토에서 해당 약품을 반입하는 행위와 관련해 엄격한 규제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세관은 이른바 ‘슬리밍 펜’이 규제 대상 의약품에 해당한다며, 개인 사용 목적이라 하더라도 홍콩 입국 시 보건당국의 서면 허가서를 제시해야 하고 반드시 신고 통로(red channel)를 통해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효한 의사 처방전도 함께 소지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약품 압수와 형사 처벌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 위생서는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 등 비만 치료용 주사제가 모두 제1독약(Part 1 poisons) 및 처방 의약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은 위고비와 오젬픽 등에 사용되며, 리라글루타이드는 삭센다(Saxenda), 티르제파타이드는 마운자로(Mounjaro) 및 젭바운드(Zepbound) 등의 제품에 활용되고 있다.
위생서는 인터넷 등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등록되지 않은 의약품이나 처방 의약품을 불법 판매하거나 소지할 경우, 최대 10만홍콩달러의 벌금과 2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세계적으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수요가 급증하면서 체중 감량 효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의료 목적 외 사용 확대와 오남용, 부작용 위험 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빠른 체중 감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가격과 효과뿐 아니라 건강과 법적 위험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참고: Viral diabetes drug promises fast weight loss, but health and legal risks loom)
데일리홍콩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