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한국에서 검색 엔진 결과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특정 정치인의 소셜미디어 계정이 일반 키워드 검색 상단에 반복적으로 노출된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실제 동일한 환경을 재현한 결과 유사한 현상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23일 경제면 단독 기사에서 국내 이용자들이 검색 엔진 Google에서 ‘인스타그램’을 검색할 경우 정치인 계정이 최상단에 나타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로 다른 연령과 직업군의 이용자 35명을 대상으로 모바일과 PC 환경에서 실험을 진행한 결과, 로그인 여부와 기기 종류를 불문하고 동일한 계정이 상단에 노출됐다. 검색 기록 삭제와 계정 로그아웃 이후에도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해당 계정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광고 표시나 협찬 표기가 없는 일반 검색 결과 영역에 포함돼 있었다.
데일리홍콩 역시 동일 논란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별도의 환경에서 검색 재현 실험을 진행했다.
기자는 국내 IP 환경과 해외 VPN 환경을 각각 사용해 PC와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검색 기록 삭제, 쿠키 초기화, 구글 계정 로그아웃 상태를 유지한 채 한국어로 ‘인스타그램’을 검색했다. 그 결과 일부 환경에서 동일 정치인 계정이 상단에 노출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반면 영어(Instagram) 및 일본어(インスタグラム) 검색에서는 특정 국가 정치인의 계정이 동일하게 상단에 나타나는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동일 키워드를 국내 주요 포털에서 검색했을 때는 해당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검색 알고리즘 차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광고 여부다.
일반적으로 검색 상단 노출이 광고일 경우 ‘광고’ 또는 ‘Sponsored’ 표시가 붙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별도의 표기가 없었다. 유료 홍보가 아닌 알고리즘 자동 추천 결과라는 의미다.
이에 대해 Google Korea 측은 언론 질의에 “검색 결과는 자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자동 생성된다”며 구체적인 작동 원리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공식 안내 문서에서 수천억 개의 웹페이지와 디지털 콘텐츠를 분석해 가장 관련성과 유용성이 높은 결과를 자동으로 배열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의 개인 계정이 대형 플랫폼 이름 검색 결과 상단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이용자의 인식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버드대 수학 박사 출신 데이터 과학자 캐시 오닐은 저서에서 알고리즘을 “코드로 작성된 의견(opinion)”이라고 표현하며, 설계자의 판단이나 편향이 결과에 반영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구글 검색 결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에도 특정 SNS 플랫폼을 검색하면 정치인 계정이 상단에 노출되는 현상이 국내에서 문제로 제기됐으며 이후 해당 결과는 사라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빅테크 플랫폼의 검색 노출 방식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으며 검열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언론사 콘텐츠가 검색 결과에서 갑자기 노출되지 않거나 순위가 급격히 변동하는 이른바 ‘섀도 밴(shadow ban)’ 의혹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데일리홍콩 역시 특정 기사 및 매체명 검색 시 노출 감소 또는 필터링으로 추정되는 사례를 경험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현상이 알고리즘 변경에 따른 것인지, 정책적 조정인지 여부는 외부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검색 엔진이 사실상 정보 접근의 관문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알고리즘 투명성과 설명 책임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광고라면 이용자가 이해할 수 있지만, 표시 없는 자동 노출이 반복될 경우 정치적 중립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플랫폼이 최소한의 설명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참고: [단독] 구글만 이상하네… ‘인스타그램’ 치면 ‘李대통령’ 계정이 맨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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