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520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한국보다 먼저 이를 체감하는 곳은 해외 한인사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홍콩 달러가 미국 달러에 사실상 연동(페그)된 구조인 홍콩에서는 환율 변화가 더욱 직관적으로 체감된다. 현지에서 홍콩달러로 급여를 받는 한인들은 원화로 환전할 경우 이전보다 더 많은 금액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원화 가치 하락을 실질적인 ‘구매력 변화’로 인식하고 있다.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21원대를 기록하며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동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국제 유가 급등, 그리고 글로벌 달러 강세가 맞물리며 원화 약세를 심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번 상승이 단기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일시적 급등이 아닌 구조적 흐름, 즉 ‘고환율의 뉴노멀(new normal)’ 가능성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달러 강세 환경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대외 의존 구조 역시 원화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유가 상승 시 무역수지 부담이 커지고, 이는 곧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 당국은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인 신현송은 “현재 환율 수준 자체보다 시장의 리스크 흡수 능력이 중요하다”며 “달러 유동성이 양호한 만큼 환율과 금융 불안을 직접 연결 지을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출처: 한은총재 후보자 “현 환율 큰 우려 없어…달러 유동성 양호”)
그러나 해외 한인사회에서는 이미 체감이 시작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홍콩의 한 교민은 “한국 방문 시 체감 물가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며 “환율이 예전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실생활에서 느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환율 흐름이 ▲중동 정세 ▲국제 유가 ▲미국 통화정책 ▲글로벌 자금 흐름 등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들 변수 상당수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고환율 환경이 일정 기간 지속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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