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한국 스타벅스의 이른바 ‘탱크데이(Tank Day)’ 마케팅 논란이 미국 본사 차원의 사과와 경영진 문책으로까지 이어진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는 과도한 불매운동과 집단적 ‘멍석말이 문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논란은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전후 진행한 일부 프로모션 과정에서 ‘Tank Day’라는 표현과 군사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문구를 사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일부 시민들과 정치권에서는 해당 표현이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의 아픈 역사와 맞물리며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제기했고,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후 스타벅스코리아를 향한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이어지며 일부 소비자들은 회원 탈퇴 인증이나 상품 폐기 사진 등을 온라인에 게시하기 시작했다. 결국 미국 스타벅스 본사까지 공식 입장을 내고 유감을 표명했으며, 관련 책임자 문책과 재발 방지 조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소비자 비판을 넘어, 한국 사회 특유의 ‘집단적 응징 문화’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온라인 공간에서 사실관계나 의도에 대한 충분한 검토보다, 다수 여론에 편승해 특정 기업이나 개인을 향해 일제히 비난을 쏟아내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비판과 마녀사냥은 구분돼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업의 실수나 부적절한 표현에 대한 문제 제기는 가능하지만, 모든 사람이 동시에 ‘돌을 던지는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사회 전체의 관용성과 표현의 다양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제사회에서도 SNS 기반 군중심리와 ‘캔슬 컬처(cancel culture)’ 논란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특정 기업이나 공인의 실언, 광고, 정치적 메시지를 둘러싸고 대규모 불매운동과 사회적 낙인이 반복되면서,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 사이 균형을 둘러싼 논쟁도 지속되고 있다.
일부 평론가들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사회일수록 서로 다른 의견과 실수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의 포용력과 관대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잘못에 대한 비판과 책임 추궁은 필요하지만, 온라인 공간에서 분노와 조롱이 과도하게 증폭될 경우 결국 누구도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과거 인터넷 공간에서는 해외의 역사적 비극이나 정치적 사건을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는 표현들이 가볍게 소비되기도 했지만, 정작 자신이 속한 사회의 민감한 사안에는 극단적으로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이중적 태도 역시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대의 역사적 상처를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서로 다른 생각과 실수에 대해 일정 수준의 관용을 유지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스타벅스 논란 역시 단순한 기업 마케팅 실패를 넘어, 한국 사회의 온라인 군중심리와 ‘멍석말이식 여론 문화’,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관대함과 포용력을 되돌아보게 하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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