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미국 FDA가 유전성 난청을 치료하는 세계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 ‘Otarmeni™(오타르메니)’를 승인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사용된 바이러스 전달체(AAV) 기술이 난청 치료에까지 확장된 첫 사례로, “청각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혁신적 치료가 현실이 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generon(리제네론)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OTOF 유전자 변이로 인한 선천성 난청 환자에게 Otarmeni를 미국 내에서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제약사가 유전자 치료제를 전면 무상 제공하는 첫 사례다.
80%가 청력 회복… 42%는 ‘속삭임까지 들리는’ 정상 청력 도달
보도자료에 따르면 신약 Otarmeni를 투여한 80%(20명 중 16명)가 치료 24주 후 70dB HL 이하의 청력으로 개선되었으며, 70%가 뇌간유발반응(ABR)이 회복되었고, 48주까지 추적한 환자 중 42%는 25dB HL 이하, 즉 속삭임까지 들리는 정상 청력을 회복했다고 한다.
이는 보도자료 표현대로 “유전자 치료가 신경감각 기능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킨 최초의 사례”다. 임상에 참여한 하버드 의대 A. Eliot Shearer 교수는 보도자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이들이 엄마 목소리에 반응하고, 음악에 맞춰 춤추는 모습을 직접 보았습니다. 이제 더 많은 아이들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기술이 난청 치료로… ‘AAV 벡터’의 확장
Otarmeni는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벡터 기반 유전자 치료제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널리 알려진 바이러스 전달체 기술과 같은 계열로, 인체에 병을 일으키지 않는 바이러스를 이용해 정상 유전자를 세포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백신에서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를 전달하던 기술이, 이번에는 OTOF 유전자를 탑재한 AAV 벡터를 달팽이관 안으로 직접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청각 기능을 복원하게 되었다.
선천성 난청을 유발하는 OTOF 유전자 변이는 ‘오토퍼린’ 단백질 결핍을 일으켜, 소리는 들리지만 뇌로 전달되지 않는 증상을 보인다. Otarmeni는 이 단백질을 다시 생성하도록 유전자를 공급해 근본적 치료를 시도한다.
초희귀질환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
한편 OTOF 관련 난청은 미국에서 연간 약 50명의 신생아에게 발생하는 초희귀질환이다. 그동안 치료법은 보청기·인공와우 등 보조기기에 의존해 왔지만, 이는 소리를 ‘증폭’하는 방식일 뿐 정상 청각을 복원하지는 못했다.
이번 승인으로, 유전성 난청 환자 가족들은 기기 착용 외의 새로운 선택지를 갖게 되었다.
코로나19 백신을 계기로 급성장한 바이러스 전달체 기술이, 이제는 난청·실명·신경질환 등 유전성 질환 치료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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