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회장 제임스 김)가 15일 발표한 ‘2026 기업환경 조사’에서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선호 지역본부(RHQ) 후보지 순위에서 홍콩에 밀려 3위로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022년 이후 5년 연속 싱가포르에 이어 2위를 유지해 왔으나, 올해 조사에서 처음으로 홍콩에 추월당했다.
AMCHAM은 이번 결과가 “한국이 안정적 시장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규제 및 노동 관련 구조적 제약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글로벌 기업들의 인식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규제 부담 ‘여전’…응답 기업 68.8% “제한적 또는 매우 제한적”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전반적 비즈니스 심리는 순긍정 응답률 23.4%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에 있어 보수적 기조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응답 기업의 46.9%는 “투자 규모를 유지하겠다”고 답했으며, 60% 이상은 “인력 규모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규제 환경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8.8%가 한국의 규제를 “제한적” 또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평가해, 규제 불확실성이 RHQ 유치 경쟁력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RHQ 선호도: 싱가포르 1위·홍콩 2위·한국 3위
지역본부 후보지 선호도 조사에서 싱가포르가 58.8%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으며, 홍콩이 17.63%로 2위에 올랐다. 한국은 11.8%로 3위에 머물렀다. 이는 한국의 투자·비즈니스 환경 경쟁력에 대해 “평균적이거나 그 이하”라고 평가한 응답이 적지 않았다는 점과도 맞닿아 있다.
기업들은 한국의 RHQ 경쟁력 저하 요인으로 ▲노동정책 및 노동시장 유연성 부족(71%) ▲한국 특유 또는 글로벌 기준과 불일치하는 규제(61%) ▲경영진 법적 리스크 ▲규제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AI·데이터 분야에서도 규제 개선 요구
미래 성장 분야에서도 규제 개선 필요성이 강조됐다. 응답 기업들은 ▲데이터 접근성 ▲국경 간 데이터 이전 규제 ▲AI 규제 및 거버넌스 명확화 ▲클라우드 인프라 및 AI 인재 접근성 강화 등을 시급한 과제로 지적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준비도에 대한 평가 역시 엇갈렸다. 응답자의 36%는 “준비됐거나 준비 중”이라고 답한 반면, 39%는 “부분적으로 준비됐다”, 25%는 “준비되지 않았다 또는 해당 없음”이라고 응답했다.
AMCHAM “한국, 잠재력 충분…지금이 개혁의 창”
제임스 김 AMCHAM 회장 겸 CEO는 “한국이 지역본부 선호도에서 3위로 떨어진 것은 실망스러운 결과지만, 동시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안정적이고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인 만큼 규제 예측 가능성과 노동시장 유연성이 개선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MCHAM은 향후 정부 및 산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해 한국의 RHQ·금융허브·혁신 생태계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오는 4월 21일에는 ‘한국에서의 비즈니스(Doing Business in Korea)’ 정책 세미나를 열어 이번 조사 결과와 규제 개선 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데일리홍콩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