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일본 정부가 봄이 시작되면서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들의 활동이 급증하자 전국적인 경계령을 내려 여행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의 환경성은 올해 들어 곰과의 충돌로 인한 사망자가 이미 역대 최다인 13명에 이르렀다며, 4월 이후 출몰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시하라 히로타카 환경상은 2일 긴급 담화를 통해 “지난해 가을 곰 출몰이 많았던 해에는 이듬해 봄에도 목격 건수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며 등산객과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로 3월 초부터 도호쿠와 호쿠리쿠 지역에서는 곰이 잇따라 목격되고 있으며, 후쿠시마현에서는 지난달 31일 하루 동안 세 차례나 출몰 신고가 접수됐다. 한 과수원 주인은 “발자국 크기가 예년보다 훨씬 커졌다”며 “작은 곰이라도 마주치면 위험하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도쿄농공대 고이케 신스케 교수는 “일부 곰들은 먹이를 빨리 확보하기 위해 주택가 인근에서 겨울잠을 자기도 한다”며 “곰이 인간 거주지에 대한 경계심을 잃어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전체 공격 사례의 약 70%는 산지에서 발생하지만, 26%는 주택가나 농경지 주변에서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산나물을 채취하던 한 주민이 곰의 공격을 받아 중상을 입었으며, 당시 피해자는 나무 막대로 저항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곰 피해를 막기 위해 봄철 산나물 채취가 본격화되는 시기를 맞아 주민들에게 해 뜨기 전·후 단독 산행을 피할 것, 곰 방지용 방울이나 라디오를 휴대할 것, 농업 폐기물을 방치하지 말 것 등을 권고했다. 또한 곰과 마주칠 경우에는 엎드려 치명적인 부위를 보호하는 자세가 생존 확률을 높인다고 조언했다.
(출처: Japan on high alert as bear sightings surge after record-high attack deaths)
한국도 ‘반달곰 방사’로 유사 위험 존재
일본의 상황은 한국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지리산을 중심으로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이 진행되면서 개체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일부 개체는 서식지를 벗어나 민가 인근까지 이동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반달곰이 농경지에 내려와 먹이를 찾거나, 등산객과 근접 조우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안전 대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처럼 곰이 인간 생활권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충돌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며 “한국도 곰 서식지 주변 주민 교육, 먹이 유인 요인 제거, 탐지 시스템 강화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봄철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일본의 사례는 한국에도 경각심을 주고 있다. 곰과의 공존을 위한 체계적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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