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산하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Reuters Institute for the Study of Journalism)가 16일 발표한 ‘디지털뉴스리포트 2026(Digital News Report 2026)’에서 홍콩의 언론 환경이 국가안전법 시행 5년을 맞아 지속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중문대학교(香港中文大學) 구지웅(Alex Zhi-Xiong Koo), 이립봉(李立峯·Francis Lee), 진현정(Hsuan-Ting Chen) 연구진이 작성한 홍콩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안전법 시행 이후 홍콩 언론계는 법적·경제적 압박이 동시에 심화되는 환경에 놓여 있다.

보고서는 대표적인 사례로 폐간된 민주파 성향 신문 빈과일보(蘋果日報)의 창업자 여지영(黎智英·Jimmy Lai) 사건을 언급했다. 보고서는 여지영이 국가안전법 위반 및 선동적 기사 게재 공모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았으며, 이는 지금까지 국가안전법 관련 사건 가운데 가장 긴 형량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국가안전법 시행 이후 기자들이 법적 경계선을 넘지 않기 위해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고 있으며, 그 결과 자기검열(self-censorship) 현상도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콩기자협회(HKJA)가 제기한 세무조사 문제도 주요 사례로 소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7개 독립 언론사와 20명의 언론인들이 세무조사를 받았으며, 부과된 세금 규모는 약 170만 홍콩달러에 달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언론인 가족들의 세무 내역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홍콩 세무국(Inland Revenue Department)은 납세자의 직업이나 배경은 세무조사 여부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언론 자유 논란이 외신으로도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대규모 화재 사고와 관련한 해외 언론 보도 이후, 중국 중앙정부의 홍콩 국가안전기구가 외신 관계자들을 불러 보도와 관련한 경고를 전달한 사례도 언급됐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전통 언론사들이 광고 수익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보(明報)와 홍콩경제일보(香港經濟日報) 등 주요 언론사들이 적자를 기록한 반면, TVB는 중국 본토 사업 확대에 힘입어 수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홍콩 TVB 뉴스 콘텐츠 자체는 중화인민공화국 본토에서 유통될 수 없지만, 드라마 콘텐츠가 본토 동영상 플랫폼에서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부 디지털 독립매체들은 인터넷 기반의 저비용 운영 구조를 활용해 언론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소식 전문 매체 The Witness (법정선, 法庭線), 탐사보도 중심의 The Collective (집지사, 集誌社), 그리고 국가안전법 시행 이후 싱가포르로 거점을 옮긴 Initium Media (단전매, 端傳媒), 중화민국으로 옮긴 Pulse HK(추광자, 追光者) 등이 대표적 매체로 소개됐다.

반면 친정부 성향 매체들의 온라인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Speak Out HK(항인강지, 港人講地), Dot Dot News(점신문, 點新聞), Orange News(등신문, 橙新聞) 등이 비교적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으며, 이에 따라 홍콩 언론 시장은 과거보다 더욱 분산되고 다원화된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뉴스 소비 행태는 지난 5년 동안 큰 변화 없이 유지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87%가 온라인으로 뉴스를 소비하고 있었으며, 텔레비전 이용률은 65%, 종이신문 이용률은 24%로 나타났다. 반면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소비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온라인 뉴스 유료 구독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8%로 전년보다 4%포인트 감소했다. 뉴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8%로 전년 대비 2%포인트 증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도였다. 홍콩 응답자의 52%가 뉴스를 신뢰한다고 답해 조사 대상국 평균인 37%를 크게 웃돌았다.

매체별 신뢰도에서는 Now TV 뉴스, 유선뉴스(i-Cable News), 홍콩전대(RTHK)가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디지털 전용 매체들의 신뢰도는 다소 낮았지만, Yahoo! News는 플랫폼 인지도에 힘입어 높은 신뢰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제 언론감시단체 국경없는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RSF)가 발표한 2026년 세계 언론자유지수(World Press Freedom Index)에서 홍콩은 180개 국가 및 지역 가운데 140위를 기록했다. 점수는 39.49점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또 홍콩 언론사들이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HK01과 am730 등은 AI를 활용한 숏폼 영상 제작, AI 아나운서 음성 생성, 인포그래픽 제작 등을 시도하고 있으며, 일부 AI 음성이 실제 뉴스 진행자와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논란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디지털뉴스리포트 2026은 전 세계 48개 국가와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각 국가별 연구진이 현지 언론 환경과 뉴스 소비 동향을 분석해 작성했다.

(참고: Digital News Report 2026 – Hong 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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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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