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작년 7월, 미국 “딥스테이트”의 패권주의적 망상이 세계를 전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경고했던 컬럼비아대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 교수가 약 1년 만에 다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여전히 ‘딥스테이트’가 미국 외교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다극화된 세계에서 중국이 나아갈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

삭스 교수는 2025년 8월 4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섰음에도 미국의 대중국 정책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통령이 부시에서 오바마, 트럼프, 바이든, 그리고 다시 트럼프로 바뀌어도 미국의 근본적인 외교 정책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며, 이는 여론이나 선출된 권력이 아닌 ‘딥스테이트’에 의해 정책이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여전히 강력한 ‘딥스테이트’의 영향력

삭스 교수는 1년 전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딥스테이트’의 존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는 ‘딥스테이트’를 “미군의 해외 기지, CIA, 군수업체, 그리고 이들과 결탁한 정치인들을 아우르는 영구적인 안보 시스템”으로 정의하며, 이들이 대중의 시선과 무관하게 일관된 외교 노선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반중국 정책을 시작했고, 트럼프가 관세를 부과했으며, 바이든은 이를 유지했다”면서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대외 정책 기조는 전임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는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미중 관계 개선이 어렵다고 본 작년의 진단과 일맥상통한다.

중국을 향한 제언: “서방 대신 신흥국에 집중하라”

이번 인터뷰에서 삭스 교수는 현재의 긴장 국면 속에서 중국이 취해야 할 구체적인 전략을 조언했다. 그는 “중국은 더 이상 미국이나 유럽을 핵심 성장 시장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단언했다.

대신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남미 등 ‘나머지 70%의 세계’와의 경제 및 외교 관계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 국가는 현대화를 원하며, 중국은 그들의 빠른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첨단 녹색 및 디지털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것이 중국과 신흥국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삭스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저탄소 에너지 및 인프라 현대화에서 후퇴하며 “스스로 21세기 기술 리더십을 중국에 넘겨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를 ‘중국에 대한 선물’이라고 표현하며, 중국이 이 기회를 활용해 글로벌 녹색 전환을 주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쟁 위기와 다가올 세계 질서

삭스 교수는 미국의 공격적인 수사(sabre-rattling)가 전쟁의 ‘자기실현적 예언’이 될 수 있다고 심각하게 우려했다. 그는 “미국 정치 지도부에는 무지한 사람들이 많으며, 그들의 순진함과 망상이 매우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향후 세계 질서에 대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 진정한 다자주의 세계: 모든 강대국이 국제법과 평화적 해결에 동의하는 UN 2.0 체제.
  • 진영 대결의 세계: 미국 주도로 세계를 분열시키고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는 시나리오.
  • 혼돈의 세계: 기후 변화, 전쟁,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는 파국적 시나리오.

삭스 교수는 첫 번째 시나리오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서방이 “누가 1등인가?”라는 질문을 멈추고 중국, 러시아 등 비서방 세계를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이 나토(NATO) 확장을 중단하고 대만에 대한 무기 제공을 멈추는 등 도발적인 행동을 그만둬야 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출처: Jeffrey Sachs says US sabre-rattling at China can become self-fulfilling prophecy of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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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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