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한 역사적 직접 협상이 21시간 만에 결렬되면서, 중동 정세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다시 한 번 불확실성이 드리워지고 있다.
이번 협상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최고위급 직접 대면이었으나,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등 핵심 쟁점에서 양측이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미국 “이란이 핵무기 불포기 약속 거부”…협상단 철수
미국 부통령 JD 밴스는 12일 협상 종료 직후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약속을 거부했다”며 협상단 철수를 발표했다. 그는 “미국은 분명한 레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이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밴스는 협상 과정에서 미국 대통령과 여러 차례 통화하며 최종 제안을 전달했다고 밝혔으며, 이를 “미국의 최종·최고 제안”이라고 표현했다.
이란 “미국의 과도한 요구가 문제”…핵심 쟁점 2~3개에서 이견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는 “양측이 상당수 사안에서 이해에 도달했지만 2~3개의 핵심 쟁점에서 의견 차가 컸다”고 밝혔다. 이란 측은 미국이 ‘과도한 요구’를 했다고 주장하며,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레바논 전선 포함 여부·동결 자산 해제 등이 주요 갈등 요소였다고 전했다.
이란은 또한 미국이 제안한 핵 관련 제한 조치가 “주권 침해”라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목줄’…긴장 지속
협상 결렬로 가장 큰 파장이 예상되는 곳은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미국은 협상 전부터 해협의 기뢰 제거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나, 이란은 “해협 상황에 변화는 없다”며 미국 군함 통과 사실을 부인했다.
이란은 해협 통제권, 통행료 부과권, 전면적 지역 휴전 등을 요구해 왔으며, 미국은 최소한 “해협의 완전한 항행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협상 결렬로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이미 급등한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월요일인 오늘 아시아 시장 개장 시 큰 변동성이 예상된다.
파키스탄의 중재…그러나 ‘돌파구’는 없었다
이번 협상은 파키스탄이 중재한 첫 고위급 회담으로, 이슬라마바드 전역이 군 병력으로 봉쇄될 정도로 경비가 강화됐다. 파키스탄 정부는 “휴전 유지가 필수”라며 추가 대화를 촉구했지만, 양측 모두 다음 회담 일정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란 측은 “외교는 끝나지 않았다”며 파키스탄 및 주변국과의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으나, 미국은 “이란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협상 재개는 불투명하다”고 시사했다.
지역 확전 우려…레바논·이스라엘 전선도 불안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의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에 대한 공습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 전선은 이번 미·이란 협상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레바논과 이스라엘은 미국 중재로 별도 평화회담을 준비 중이지만, 이란이 요구한 ‘레바논 포함 전면 휴전’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월요일 금융시장 전망: “혼돈의 개장” 가능성
협상 결렬 소식은 이미 주말 동안 국제 유가 선물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홍콩·도쿄·서울 등 아시아 주요 시장은 에너지·해운·방산주 중심의 급등락, 환율 변동성 확대, 채권시장 불안 등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원유·LNG 운송 차질,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가속, 미·중·유럽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참고: US leaves Iran peace talks without a d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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