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홍콩에서 천안문(天安門) 민주화운동 추모를 주도해 온 시민단체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香港市民支援愛國民主運動聯合會, 이하 지련회·支聯會) 사건 재판에서, 피고 측이 “일당독재 종식” 구호는 국가전복 선동이 아닌 정치적 의견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2026년 3월 23일 홍콩 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 16일차 심리에서 지련회 전 부주석 추행동(鄒幸彤)은 과거 지련회 부주석 채요창(蔡耀昌)이 2018년 발표한 글을 인용하며, 당시 중국 헌법 개정이 기존 헌정 질서를 “중대한 전복이자 후퇴”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추행동은 해당 글이 개인 의견이 아니라 지련회의 공식 입장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련회는 주석과 부주석 명의로 발표된 글이 원칙적으로 단체의 입장으로 간주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글은 2018년 중국 헌법 개정 과정에서 국가주석 연임 제한이 삭제된 점 등을 비판하며, 해당 개헌이 특정 지도자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했고 기존 헌법 체계에 대한 “중대한 후퇴”라는 평가를 담고 있다.
추행동은 “2018년 이전의 헌법 개정은 인권 조항 도입 등 점진적으로 일당독재를 완화하는 방향이었다”며 “일당독재 종식을 향한 변화의 흐름이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2018년 개헌은 이러한 흐름을 거스르는 조치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련회의 핵심 구호인 “일당독재 종식(結束一黨專政)”이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권력 독점을 해소하고 법치에 기반한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는 검찰이 해당 구호를 ‘국가전복 선동’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정치적 의견 표명과 범죄적 선동은 구별되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특히 추행동은 문제의 발언이 개인의 선동이 아니라 단체의 공식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개인의 선동 행위’가 아니라 정치적 주장에 해당한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재판부가 “개헌 이후 해당 내용은 헌법의 일부가 된다”고 지적하자, 추행동은 “지련회는 개헌 전후를 막론하고 해당 헌법이 민주적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봤다”고 반박했다. 그는 나아가 “오히려 헌정 질서를 훼손한 것은 공산당 측”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다.
한편 같은 사건 피고인인 이탁인(李卓人) 측 역시 앞선 심리에서 “일당 지배 종식 요구는 정치적 표현일 뿐이며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가전복 선동 혐의 성립에 필요한 ‘행동 유도’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지련회는 1989년 천안문 민주화운동 이후 결성돼 매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6·4 추모 집회를 개최해 온 대표적 시민단체다. 그러나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지도부가 잇따라 체포·기소되면서 조직은 2021년 해산됐다.
현재 재판은 홍콩 국가보안법에 따라 지정된 판사 3인, 이운등(李運騰), 진중형(陳仲衡), 여완기(黎婉姬) 판사가 심리하고 있다.
(출처: 支聯會案Day16.實時更新 鄒幸彤引蔡耀昌文章 指反映支聯會對修憲立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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