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최근 한국 정치권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낯선 스페인어 단어 하나가 폭발적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바로 ‘엔추파도스(Enchufados)’.

베네수엘라 정치에서 유래한 이 표현이 한국 정치 담론에까지 유입되며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다.

스페인어 ‘Enchufados’…뜻은 “플러그가 꽂힌 사람들”

‘엔추파도스’는 스페인어로 “플러그가 꽂힌 사람들”, 즉 기득권 권력과 연결돼 특혜를 누리는 내부자를 뜻한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이 단어가 단순한 ‘낙하산’이나 ‘특권층’을 넘어, 겉으로는 야당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정권 유지에 기여하는 ‘가짜 야당’을 지칭하는 정치 용어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강한 언어로 정권을 비판하는 척하지만, 정권이 흔들릴 결정적 순간에는 행동을 멈추고 체제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베네수엘라의 엔리케 카프릴레스, 후안 과이도 등이 대표적 사례로 언급된다.

한국에서 갑자기 유행한 이유…“가짜 보수”, “내부 협력자” 비판 프레임

한국에서는 2026년 2월 중순부터 이 단어가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했다. 특히 보수 진영 내부에서 “겉으로는 보수지만 실제로는 기득 체제와 결탁한 내부자”라는 비판 프레임으로 사용되며 정치적 파급력이 커졌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에서 해당 용어가 소개되며 커뮤니티로 퍼져나기 시작한 이 단어는 슈퍼주니어 최시원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Enchufados”를 올리자 대중적 관심이 폭발했다. 이어 X(트위터), Threads,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해시태그 형태로 밈처럼 소비되며 확산 속도가 가속됐다.

일부 강경 지지층은 제1야당 국민의힘을 향해 “엔추파도스, 즉 가짜 야당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며 이 단어를 적극 사용하고 있다. 특히 부정선거 의혹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체제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세력”이라는 의미로 쓰이며 정치적 공격의 도구가 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검열 논란까지…“표현의 자유 침해” 반발

한국 최대 커뮤니티 중 하나인 DC Inside가 ‘엔추파도스’를 금지어로 지정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를 “특정 정치적 표현을 막기 위한 검열” 이라며 반발했고, 오히려 단어의 인지도가 더 높아지는 역효과를 낳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 용어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정치 체제에 대한 불신, 야당의 역할에 대한 회의, 내부 협력자에 대한 경계심 등 국제적으로 공통된 정치적 감정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베네수엘라에서 ‘엔추파도스’가 등장한 배경 역시 독재 체제의 불신과 야당의 무력함 및 내부 협력자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됐다.

한국에서 이 단어가 빠르게 확산된 것도 정치적 대표성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높아졌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된 이 단어가 한국 정치의 갈등 구조 속에서 어떤 의미로 자리 잡을지, 그리고 이 용어가 향후 정치적 낙인과 분열을 심화시키는 도구가 될지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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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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