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홍콩 정부의 새 회계연도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정치권과 정책 전문가들이 저출산 대응을 위한 세제 감면과 육아 지원 확대 정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출생아 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단순 현금 지원을 넘어 구조적인 양육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모양새이다.
홍콩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3만1,714명으로 10년 전 6만803명과 비교해 약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정부가 2023년 도입한 신생아 1인당 2만 홍콩달러 지급 제도에도 불구하고 출산율 반등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아이를 출산하면 현금을 지급하는 해당 제도는 올해 1월 말 기준 약 6만4,390건의 신청이 접수돼 약 6만3,900명에게 총 12억7,800만 홍콩달러가 지급되었다. 정부는 쌍둥이 또는 다자녀 출산 사례로 동일 신청자가 두 차례 이상 지원금을 받은 경우도 일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 “세금 감면 통한 실질 지원 필요”
하지만 노동계 성향의 홍콩공회연합회(FTU)를 비롯해 홍콩 비즈니스전문가연맹(BPA), 홍콩 자유당, 라운드테이블 등 주요 정치 단체들은 예산안에 보다 강력한 출산 장려 정책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TU는 첫째 자녀 세금 공제액을 18만 홍콩달러, 둘째 자녀는 추가로 36만 홍콩달러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행정회의 위원인 Ronny Tong Ka-wah 역시 자녀 기본 공제액을 15만 홍콩달러로 상향해 가계 부담을 직접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회복지부 기준을 충족하는 보육시설을 설치하거나 후원하는 기업에 세금 공제를 제공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입법회 의원이자 홍콩사회서비스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Peter Douglas Koon Ho-ming은 현재 2만 홍콩달러의 현금 보너스가 중산층 가정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최소 3만 홍콩달러 이상으로 확대하고 보다 선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금보다 보육 인프라가 더 중요”
반면 일부 의원들은 현금 지원보다 돌봄 환경 개선이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Kazaf Tam Chun-kwok 의원은 맞벌이 가정이 가장 크게 부담을 느끼는 부분은 보육 서비스라며 임시 탁아시설과 데이케어 확대를 정부에 촉구했다.
민주건항협진연맹 소속의 Elaine Chik Kit-ling 의원은 오는 10월 종료 예정인 현행 신생아 지원금을 갑작스럽게 중단할 경우 출산을 계획 중인 가정에 불확실성을 줄 수 있다며 일정 기간 연장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싱가포르의 아동 돌봄 지원 사례를 언급하며 참고할 필요가 있지만 행정 비용 증가 문제 역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세제 혜택만으로 출산율 반등 어려워”
경제학자 Simon Lee Siu-po는 자녀 세금 공제 확대나 현금 지원만으로는 출산율 상승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홍콩의 급여세 최고 세율이 17% 수준이라는 점을 예로 들며 공제액을 1만 홍콩달러 늘려도 연간 절세 효과는 약 1,700홍콩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대신 높은 주거 비용이 출산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부동산 인지세 인하와 같은 주거 부담 완화 정책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공무원 급여 동결 해제 가능성과 관련해 성과 기반 임금 인상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재정 부담과 형평성을 고려해 상위 약 80% 성과자에게만 임금 인상을 적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참고: Political parties call for tax relief to boost birth rate ahead Budget)
홍콩 정부는 2026~2027 회계연도 예산안을 2월 25일 내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데일리홍콩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