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홍콩 도교계를 대표하는 전통 의례인 음력 설 구첨(求籤) 행사가 2026년 병오년(丙午年) 초이튿날, 신계 샤틴 지역에 위치한 차공묘에서 거행됐다.
홍콩 도교계를 대표하여 음력설 2026 병오년(丙午年) 신년 운세 점괘를 뽑은 이는 올해로 11년째인 향의국(鄉議局, Heung Yee Kuk) 케네스 라우 주석이었다. 라우 주석이 뽑은 점괘는 22번으로 ‘중립(中籤)’이었다1. 점괘의 요지는 “이익을 보더라도 의(義)를 잊지 말고, 선과 악을 분별하라”는 내용이다.
점괘를 뽑은 라우 주석은 이를 두고 “국제 정세가 복잡한 만큼 홍콩은 평화로운 시기에도 항상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며 “보수에만 머물지 말고 혁신을 병행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특히 그는 북부 대도시 개발 프로젝트(Northern Metropolis)를 언급하며 향후 10년이 ‘황금의 10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에 참석한 점술가는 이번 점괘를 중간 보다는 조금 나은 ‘중길(中吉)’ 수준으로 평가하며, 올해 하반기 경제 회복 가능성과 인프라 진전, 고용시장 개선을 점쳤다. 다만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는 “충분한 숙고와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는 점괘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한편 차공묘는 남송(1127~1279) 시대의 차씨 장군, 차공(車公)을 숭배하는 사원이다. 약 300년의 역사를 지닌 사원으로, 홍콩에서는 차공이 ‘역병을 물리치는 수호신’으로 숭배된다. 특히 차공의 생일로 알려진 음력 설 둘째 날이면 유력 인사들과 함께 수천 명의 시민이 긴 줄을 서서 향을 피우고 점을 치는 행위인 구첨 의식과 함께 바람개비 풍차를 돌리며 소원을 빈다.
구첨은 점괘를 ‘뽑는다’는 의미지만, 손으로 직접 집어 뽑는 방식이 아니라 96개의 점괘가 들어 있는 통을 주문과 함께 흔들어 점괘 하나가 위로 튀어나와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독특한 형식을 취한다. 음력 설 둘째 날 차공묘에서 진행되는 이 의식은 신년 점괘를 통해 홍콩 사회의 운세와 방향을 가늠하는 상징적 장소로 자리해왔다.
(참고: Hong Kong must embrace innovation, says rural leader in Lunar New Year prophecy)
- 차공묘의 점괘 체계는 길괘 35개, 중립 44개, 흉괘 17개로 구성돼 있어 통계적으로 ‘중간’ 수준의 운세인 중립괘가 가장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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