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암이 뇌로 전이되면 더 이상 ‘원래의 암’이 아니라, 뇌 환경에 맞춰 완전히 다른 성격의 암으로 변한다는 사실이 대규모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입증됐다. 홍콩대학(HKU) 의과대학과 치의학부가 이끈 이번 연구는 뇌 전이암 치료의 기준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폐암·유방암·피부암 등 다양한 원발암에서 전이된 뇌 전이암의 조직 1,032건을 분석하여 세계 최대 규모의 ‘뇌 전이암 멀티오믹스 지도(atlas)’를 구축하여 이를 입증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출처: HKUMed–Dentistry study discovers brain microenvironment redefines metastatic tumour subtypes, facilitating precision oncology treatment)


“어디서 시작됐느냐보다, 뇌에서 어떻게 변했느냐가 중요”

기존의 뇌 전이암 치료는 암이 처음 발생한 장기, 즉 원발암의 종류를 기준으로 치료법을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홍콩대학 연구진은 이런 접근법이 뇌 전이암의 복잡한 생물학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홍콩대학 치의학부 장가오(Zhang Gao) 교수는 “암세포가 뇌로 이동한 뒤에는, 폐암이든 유방암이든 관계없이 뇌의 미세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전혀 새로운 분자적 성격을 갖게 된다”며 “이는 뇌 전이암을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발견”이라고 설명했다.


뇌 전이암, 4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연구진은 유전체, RNA, 단백질, 대사체, 단일핵 RNA 분석, 공간 분석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해 뇌 전이암을 4가지 분자 아형(subtype)으로 분류했다.

  • 신경 유사형(Neural-like): 뇌 신경세포와 유사한 유전자 특성을 보이며 방사선 치료에 상대적으로 잘 반응
  • 면역 침윤형(Immune-infiltrated): 면역세포가 풍부해 생존 기간이 가장 길고 면역항암제 효과가 기대됨
  • 대사형(Metabolic): 에너지 대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특정 대사 억제 치료에 반응
  • 증식형(Proliferative): 암세포 증식이 매우 활발해 예후가 나쁘지만 표적 치료 가능성 제시

연구진은 같은 뇌 전이암이라도 이 아형에 따라 치료 반응과 생존율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면역항암제·표적치료, ‘누가 효과를 보는지’ 보인다

특히 면역 침윤형과 신경 유사형에서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세포독성 T세포(CTL)가 많이 존재했고, PD-L1·CTLA-4 같은 면역관문 분자도 활발히 나타났다. 이는 해당 유형의 환자들이 면역항암제에 더 잘 반응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반면 대사형과 증식형에서는 각각 mTOR 억제제, CDK4/6 억제제에 대한 반응성이 높다는 점이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뇌 전이암도 유형에 따라 치료 전략을 달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뇌 전이암 치료의 방향을 바꾸는 연구”

공동 연구책임자인 홍콩대학 의과대학 길베르토 렁(Gilberto Leung) 교수는 “뇌는 면역 억제 환경과 혈뇌장벽 때문에 전이암 치료가 특히 어려운 장기”라며 “이번 연구는 뇌 속에서 암과 신경세포·면역세포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보여주며, 면역치료·표적치료·방사선치료를 결합한 새로운 치료 전략의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뇌 전이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정밀의료·맞춤 항암치료 개발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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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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