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홍콩의 대표적인 민주파 정당이자 사회민주주의 계열의 사회민주련선(社會民主連線, 약칭 사민련, LSD)이 설립 20주년을 1년 앞두고 해산을 공식 발표했다. 사민련은 6월 27일(금) 언론에 보도 자료를 배포하며, 6월 29일(일) 기자회견을 통해 해산 구체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참고: Hong Kong pro-democracy LSD party to disband amid China’s political crackdown)

사민련은 보도자료에서 “내년이 사민련 설립 20주년이지만, 그날을 맞이하지 못하고 해산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해산 이유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이 없었으나, 오늘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자세한 사정이 공개될 예정이다.

홍콩 민주파의 마지막 ‘급진적 목소리’

사민련은 2006년 설립되어 홍콩 민주파 내에서도 가장 급진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당 창립 멤버 중에는 ‘롱 헤어(長毛)’로 불린 량국웅(梁國雄, Leung Kwok-hung) 등이 있다. 량국웅은 지난해 간첩·선동 혐의로 기소된 47명의 민주파 인사 중 한 명으로, 현재 복역 중이다.

사민련은 홍콩 정계의 대표적인 야당으로, 한때는 입법회(홍콩 의회)에서 최대 3석을 차지하기도 했다. 2008년에는 당시 대표 위원이었던 레이먼드 웡이 홍콩 행정장관 연례 정책 연설 도중 바나나를 던지는 퍼포먼스로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국가보안법 이후 급격한 위축

사민련의 영향력은 2020년 중국이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도입한 이후 급격히 줄었다. 국가보안법은 ‘분열, 선동, 외세와의 결탁, 테러’ 등을 범죄로 규정해, 홍콩 내 반체제 활동을 사실상 불법화했다. 이 법 시행 이후 수십 개의 정치·시민단체가 해산했고, 수백 명의 활동가들이 체포되거나 구금, 망명하는 등 홍콩 시민사회는 큰 변화를 겪었다.

사민련도 최근 몇 년간 소규모 시위나 거리 캠페인을 벌였으나, 경찰의 강화된 감시와 허가 없는 활동에 대한 처벌로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이번 달에도 현 대표인 진보형(陳寶瑩, Chan Po-ying)을 포함한 네 명의 당원이 거리에서 허가 없이 캠페인을 벌였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홍콩 민주파의 마지막?

사민련의 해산은 최근 몇 년간 홍콩 민주파의 해산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이미 2023년에는 시빅당(Civic Party), 2024년에는 민주당(Democratic Party)이 해산 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사민련은 이들에 이어 해산하는 세 번째 주요 민주파 정당이 된다.

홍콩 입법회는 “애국자 인증” 후보자들만 출마할 수 있게 만든 2021년 선거제도 개편 이후 사실상 야당 없이 운영되고 있으며, 시민사회 내에서도 공개적인 민주·인권 운동은 거의 사라진 상태이다. 사민련은 최근까지도 노동절 등 기념일에 소규모 집회를 시도했으나, 정부와 경찰의 강경 대응으로 힘을 잃었다.

한편 사민련은 6월 29일(일)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해산 결정의 배경과 향후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로써 홍콩 민주파의 마지막 급진적 목소리도 공식적으로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데일리홍콩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김한국

Hello nice to meet you. I am Jason Kim who is practicing journalism from Daily Hong Kong, an online news advertisement portal based in Hong Kong.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