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 모두에 25% 추가 관세를 예고하며 남긴 한마디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만약 그들(한국)이 전화해서 ‘무엇인가 다른 방식으로 해보자’고 한다면, 우리는 협상에 열려 있을 것이다.”

단순히 무역 조건을 조정하겠다는 뜻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이 말 속에는 보다 본질적인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경제 수치의 조정이 아니라,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으로서의 자세를 회복하라는 신호일지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순한 숫자 조정보다, ‘가치의 정렬(alignment of values)’을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2월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발언으로 청중을 놀라게 했다.

“내가 유럽을 걱정하는 이유는 러시아도, 중국도 아니다. 내가 진짜로 걱정하는 것은 유럽이 스스로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출처: Remarks by the Vice President at the Munich Security Conference

그는 ‘표현의 자유’, ‘정직한 선거’, ‘국민이 지도자를 직접 선택할 권리’와 같은 가치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 어떤 동맹도 진정한 신뢰 위에 설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는 아시아, 특히 한국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경고로 읽힌다.

대한민국은 오랜 기간 동안 미국의 전략적 핵심 동맹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 언론 자유, 선거 신뢰도 등 핵심 민주주의 지표에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트럼프의 “무엇인가 다르게 하면 협상 가능”이라는 제안은 무엇을 의미하나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인가 다른 방식(something a different way)”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그 ‘무엇’은 사실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 언론이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자유
  • 시민이 자신의 투표가 정확히 집계된다는 믿음
  • 정부가 국민에게 설명 책임을 다하는 정치구조

즉,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가치의 반항자’가 되기보다는, 자유민주주의라는 공동의 이념을 공유하는 동맹국으로 회복되길 기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가 말한 “무엇인가 다르게”는 관세율 협상의 전제가 아닌, 신뢰 가능한 체제로서의 복원을 요청하는 것일 수 있다.

‘가짜 뉴스’가 초래한 착각…진짜 관세는 75%?

현대 사회에서 경제 전쟁은 단지 수치의 싸움이 아니라, 어떤 체제가 진실을 수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싸움이기도 하다.

‘가짜 뉴스’라는 단어가 남용되는 시대지만, 정작 진짜 가짜 뉴스는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고 해외 통신사 보도를 그대로 베끼는 국내외 언론의 관성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한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원문 관세 서한을 확인하지 않은 채 “한국산 제품 전 품목에 대해 25%만 부과된다”는 오보를 반복해 보도했다.

그 결과 상당수 국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낮춰줬다’고 착각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원문을 보면, “25%는 모든 품목에 일괄 적용되는 기본 관세이며, 이는 기존의 섹터별(예: 철강, 자동차) 관세와는 별도로 부과된다”고 명시돼 있다. 즉, 일부 품목의 경우 최대 75%에 달하는 관세가 부과될 수도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 알 권리, 언론의 감시 기능, 정치의 투명성은 단순한 이상론이 아닌 국가 경쟁력을 지키는 필수 조건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투명은 가치에서 시작된다

J.D. 밴스 부통령은 연설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국민의 목소리를 두려워하는 정부는, 어떤 동맹도 맺을 수 없다.”

이 말은 단지 유럽을 향한 것이 아니다. 그는 분명히 말했듯,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선거 결과를 논란으로 뒤덮는 체제는 장기적으로 민주주의 동맹의 일원으로서 기능하기 어렵다.

한국 사회는 지금 분기점에 서 있다.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언론, 의심받지 않는 선거, 책임지는 정치가 자리 잡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무엇(something)”은 어렵지 않게 충족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무역 장벽은 자연스럽게 낮아질 것이다.


데일리홍콩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김한국

Hello nice to meet you. I am Jason Kim who is practicing journalism from Daily Hong Kong, an online news advertisement portal based in Hong Kong.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