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부활절 월요일인 21일 아침, 바티칸의 거처인 산타 마르타 숙소에서 향년 88세로 선종했다. 교황청은 그가 뇌졸중과 심부전으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비보로 바로 전날 20일 부활절 미사에서 발표한 “평화와 자유” 메시지는 생전에 남긴 마지막 공개 발언이자 사실상 유언이 됐다.

(출처: Pope Francis has died on Easter Monday aged 88)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의 마지막 공식 석상인 2025년 4월 20일 부활절 미사에서 “종교의 자유,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그리고 타인의 견해를 존중하는 것 없이 평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교황의 이 같은 메시지는 전 세계적으로 전쟁과 억압, 이념 갈등이 심화된 시점에 발표돼 더욱 큰 반향을 일으켰다.

부활절 당일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만 명의 신도들은 폐렴 회복 중에도 깜짝 등장한 교황을 향해 뜨거운 환호를 보냈고, 당시가 그의 마지막 대중과의 만남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참고: 부활절 바티칸 메시지, “종교·사상·표현의 자유…없이는 평화 없다”)

2013년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는 라틴아메리카 출신 최초의 교황이자 예수회 출신 교황으로, 가톨릭 교회의 개혁과 포용을 선도해왔다. 그는 교황 즉위 이후 줄곧 난민, 노인, 교도소 재소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직접 찾아가며 ‘교회는 낮은 곳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신념을 실천해왔다. 또한 그의 지도 아래 교황청은 환경 보호와 경제 정의 등 핵심 사회 의제를 주도했으며, 정치적 억압과 종교 박해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홍콩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그의 부활절 메시지를 “현대 가톨릭이 남긴 가장 분명한 도덕적 선언”이라 평가하고 있다. 특히 2019년 민주화 운동 이후 억압된 정치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 문제를 겪고 있는 홍콩 사회에서는, 교황이 강조한 ‘자유와 평화’, 그리고 ‘타인의 견해에 대한 존중’이 더욱 절절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홍콩 가톨릭계 한 관계자는 “교황께서 남기신 말씀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예언자적 목소리였다”며, “자유 없는 평화는 허상이라는 점을 끝까지 상기시켜주셨다”고 전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는 오는 4월 26일 오전 10시(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5시)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될 예정이며, 생전 미리 작성해 놓은 유언에 따라 로마에 있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장된다.


데일리홍콩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김한국

Hello nice to meet you. I am Jason Kim who is practicing journalism from Daily Hong Kong, an online news advertisement portal based in Hong Kong.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