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홍콩한국국제학교(KIS) 한국부에서 벌어진 학생 간 갈등과 학교 폭력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관련 보도가 공개된 바로 그날 밤, 학교는 진학이 거부된 학생에게 ‘학교폭력 전담기구 심의 결과 안내문’을 속달우편으로 긴급 발송했다. 학교는 “집단 따돌림·언어폭력·반복 신고 압박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지만, 학부모는 “지난해 학교가 공식 문서에서 이미 ‘전학 권고’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판단의 일관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학생 간 오해와 감정적 충돌, 자해 사건, 진학 불허 논란, 그리고 학교의 조사 절차까지 여러 층위가 겹쳐진 복합적 갈등으로 보인다.

지난해 문서가 남긴 의문… “혐의 없음”과 “전학 권고”의 모순

학부모가 문제 삼는 핵심은 2025년 10월 13일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문서다. 해당 문서에서 학교는 양측 모두 ‘혐의 없음’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같은 문서의 ‘기타 심의 의견’에는 다음 문구가 포함돼 있다.

“이와는 별도로 OOO 학생과 학급 모든 학생들이 괴로워하고 있으니 OOO 학생의 타 학교로의 전학을 학교 차원에서 강하게 권고할 필요가 있음.”

학부모는 이 문구가

  • 구체적 근거 없이 ‘학급 전체가 괴로워한다’고 단정하고,
  • 특정 학생을 집단의 문제 원인으로 지목하며,
  • 사실상 왕따 상황을 학교가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절도 의혹… “몰래 훔친 것이 아니라 감정적 행동이었다”

전담기구는 영상 촬영 건과 관련해 “OOO 학생이 타 학생의 소지품을 뒤지는 모습이 확인되었고, 생활교육위원회에서 처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학부모는 이에 대해 “절도는 잘못이지만, 이는 몰래 훔치려는 의도가 아니라 감정적 대응이었다”고 설명한다. 학생은 주변 학생들이 촬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가해자 학생에게 분노한 감정으로 해당 학생의 가방에서 카스타드 빵 하나를 꺼내 쓰레기통에 버린 행동을 인정했다.

학부모는 “문제는 이를 촬영한 동영상이 공유된 이후 ‘도둑’이라는 낙인으로 이어졌고, 절도 의혹을 제기하는 신고가 반복되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소독약을 뿌렸다”는 주장… 학교는 “확인되지 않았다”

학부모는 특정 학생이 “OOO이 지나가면 소독약을 뿌렸다”고 주장하며 담임에게 여러 차례 시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담기구는 “관련 학생들이 모두 부인했고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학부모는 “담임에게 이미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전담기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만 한다”며 조사 방식이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갈등의 그늘을 넘어… 학생들이 다시 손을 잡을 수 있을까

교육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어느 한 개인의 잘못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복합적 갈등이라고 지적한다.

학생들은 아직 감정 조절과 의사소통이 미숙한 시기이며, 작은 오해가 반복되면 관계가 쉽게 틀어질 수 있다. 학부모는 자녀의 안전에 대한 불안 속에서 감정이 격해질 수 있고, 학교 역시 제한된 절차 속에서 판단이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교육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학생들 간의 관계 회복을 시도할 수 있는 현실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희망을 주고 있다.

학생들이 다시 손을 잡기 위한 현실적 방법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회복적 대화(restorative dialogue) 절차가 실제 국제학교에서 효과를 보인 사례가 많다고 설명한다.

1) 중립 조정자(교외 전문가 포함)와의 3자 대화

  • 학생 A(피해 주장)
  • 학생 B·C(가해로 지목된 학생들)
  • 중립 조정자(학교 외부 전문가가 더 효과적)
    이 한 자리에 앉아 서로의 경험을 말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그때 어떤 감정이었는지”, “상대가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를 서로 듣게 되면, 감정적 오해가 풀리는 경우가 많다.

2) 사과의 강요가 아닌 ‘이해의 확인’

전문가들은 “사과를 강요하면 오히려 반발심이 생긴다”고 말한다. 대신 다음과 같은 질문을 추천한다.

  • “상대가 왜 힘들었는지 이해했나요?”
  • “당신의 행동이 어떤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나요?”

이런 질문은 학생 스스로 책임을 인식하게 만든다.

3) 공동 프로젝트 또는 공동 활동

국제학교에서는 갈등 학생들이 학교 행사 준비나 봉사활동, 또는 팀 기반 프로젝트 등을 함께 수행하면서 관계가 자연스럽게 회복된 사례가 많다.

학생들은 “말로 하는 화해”보다 “함께 무언가를 해내는 경험”에서 더 빠르게 가까워진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4) 학부모 간의 감정 완화 대화

학부모 간 갈등이 심하면 학생 간 화해도 어렵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감정적 언어를 배제한 중립 조정자가 참여하는 학부모 간 대화도 필요하다고 본다.

5) 학교의 절차 개선 약속

학생들이 다시 손을 잡기 위해서는 학교가 조사 절차의 투명성, 교사 교육, 갈등 조정 시스템을 보완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은 “학교가 우리를 지켜준다”는 느낌이 있어야 마음을 열기 때문이다.

화해는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학생들 사이의 갈등은 성인보다 훨씬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적절한 조정과 대화가 이루어진다면, 이번 사건이 오히려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학생들이 다시 서로를 이해하고 손을 잡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홍콩 교민 공동체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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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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