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2026년 새해를 맞은 홍콩 시민들의 자산 관리 및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방향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주요 언론 그룹인 성도신문(星島新聞, Sing Tao News Group)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홍콩 투자자 상당수가 위험 자산보다는 저축과 원금 보전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도신문 그룹은 2025년 12월 23일부터 2026년 1월 2일까지 ‘2026년 홍콩 시민의 자산관리 트렌드 및 투자 전망 조사’를 실시했으며, 총 4,251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38%는 2026년 투자 전략으로 ‘저위험·자본 보전 중심’ 전략을 선택했으며, 37%는 균형형 전략을 택했다. 반면 공격적 또는 매우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선택한 응답자는 25%에 그쳤다.
재무 목표에 대한 질문에서는 ‘저축 확대’가 36%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투자 수익 증대’가 30%, ‘은퇴 준비’가 16%로 뒤를 이었다. 이는 단기 수익보다 재무적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저축 비율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드러났다. 응답자의 16%는 월소득의 절반을 저축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30~50%를 저축한다는 응답도 15%에 달했다. 반면 저축 비율이 10% 미만인 응답자는 20%, 아예 저축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5%였다.
자산 구성에서도 안정 선호 성향은 뚜렷했다. 은행 예금과 정기예금이 전체 보유 자산의 3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주식(24%), 투자펀드(13%)가 그 뒤를 이었다. 채권은 8%, 외환 투자는 7%였고, 지난해 60% 이상 상승한 금은 6%에 그쳐 ETF와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응답자들은 이러한 보수적 태도의 배경으로 경제 불확실성과 잇따른 상점 폐업 소식 등을 꼽았다. 일부는 고정 예금과 채권을 통한 안정적 현금 흐름을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다른 일부는 미국·중국 기술주, 홍콩 우량주 배당, 금을 ‘보험’ 성격으로 혼합하는 전략을 언급했다.
이 같은 대중 심리는 최근 시장 지표와는 다소 온도 차를 보인다. 항셍지수는 지난해 28% 상승하며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택 가격도 안정세를 보이며 약 5% 상승했다. 홍콩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경제성장률은 3.2%로 예상치를 웃돌았고, 소매 판매 역시 11월까지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금융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조심스럽다고 평가하고 있다. 성도신문 산하 《더스탠더드》가 소개한 금융 전문가 Ray Lee Ching-hang은 “시장이 상승하고 있음에도 많은 시민들이 고용과 경기 전망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현금 보유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만큼, 예금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향후 수익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는 “생활비 약 1년치 수준의 현금을 유지하되, 개인의 위험 성향에 맞춰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균형 잡힌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글로벌 주식은 여전히 유효한 투자처”라고 조언했다.
(출처: HK investors turn cautious, favor savings over risk at start of 2026)
한편 이번 조사는 2026년을 앞둔 홍콩 시민들의 집단적 인식과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금융 시장의 숫자와는 또 다른 ‘현지 민심의 온도’를 가늠할 수 있는 참고 자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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