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미국의 군사 개입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된 이후에도 베네수엘라 집권 세력은 권력 핵심을 유지한 채, 미국에 대한 전면적인 강경 대응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공식 취임한 같은 날,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의 군사행동을 지지·선동한 인물 전원에 대한 체포를 명령하는 국가 비상령을 발동하면서, 현 정권이 미국과의 협력이나 타협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콩 매체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취임 당일 국가 및 지방 경찰 전 기관에 대해 미국의 무장 공격을 선동하거나 지원한 모든 개인을 즉각 수색·체포해 사법 당국에 인계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공표했다. 해당 법령은 미국 군사력이 베네수엘라 영토와 국민을 상대로 무력을 행사한 것은 “국가의 영토 보전, 주권, 독립을 심각하게 침해한 행위”라고 명시하며, 전국 단위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델시 로드리게스는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국회에서 임시 대통령으로 선서했으며, 선서식은 국회의장이자 그녀의 친오빠인 호르헤 로드리게스가 주재했다. 그녀는 취임사에서 “베네수엘라가 다시 존엄과 안정을 회복할 때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나, 동시에 미국의 군사행동을 ‘주권 침해’로 규정한 정부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는 로드리게스 임시 정부가 미국의 개입으로 탄생한 ‘친미 과도 정권’이 아니라, 기존 집권 엘리트 구조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권력 핵심부가 여전히 반미 노선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로 베네수엘라의 군과 치안 기관, 행정부 핵심 조직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에도 현 정권의 통제 하에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테러 및 국제 마약 밀매 혐의로 기소하고, 뉴욕으로 이송해 재판에 회부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법정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자신이 여전히 베네수엘라의 합법적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그가 2018년 대선에서 부정선거 논란 속에 집권을 유지해 온 ‘불법 정권 수반’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의 사법 논리와는 별개로, 이번 사안을 외국의 무력 침공과 국가 지도자 납치로 규정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등 일부 국가는 미국의 군사행동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이번 작전의 국제법적 정당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시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내려진 전면적 체포 명령과 비상사태 선언이, 베네수엘라 집권층이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정면 대치를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한다. 이번 사태는 부정선거 논란, 국제 사법 집행, 국가 주권 침해 문제가 복합적으로 충돌한 사례로, 향후 중남미 정세와 국제 질서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 Delcy Rodriguez formally sworn in as Venezuela’s interim presi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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