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지난 9월 8일 공동 발표한 「홍콩 특별행정구 2024 연례보고서」에서 홍콩의 정치·경제·사회 전반을 평가하며, 특히 국가안전보장법(NSL)과 국가안전조례(SNSO)가 인권과 자유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강하게 비판했다.

EU는 1997년 홍콩이 중화인민공화국에 반환된 이후 매년 홍콩의 상황을 모니터링해 유럽의회와 이사회에 보고서를 제출해왔다. 올해 보고서 역시 27번째 연례 평가로, 인권·법치 문제뿐 아니라 홍콩의 경제 발전, 대외 무역 실적, 국제 금융 허브로서의 위상 등을 종합적으로 다뤘다.

보고서는 먼저 홍콩이 여전히 세계 금융 중심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홍콩의 두 번째 교역 파트너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2024년 기준 EU와 홍콩 간 교역액은 수천억 유로 규모에 달하며, 금융 서비스와 무역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동시에 국가안전보장법(NSL) 시행 이후 언론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그리고 시민사회의 공간이 심각하게 축소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언론인과 활동가들의 체포·재판, 시민단체 해산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홍콩의 제도적 자율성과 국제사회가 약속받은 자유가 더 이상 보장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EU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국제 규약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홍콩 정부가 국제인권규약(ICCPR)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국가안전보장법의 광범위한 적용과 장기간 구금 관행은 투자자 신뢰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OINT-REPORT-TO-THE-EUROPEAN-PARLIAMENT-AND-THE-COUNCIL-Hong-Kong-Special-Administrative-Region-Annual-Report-for-2024

이에 대해 홍콩 정부는 9월 9일 발표한 장문의 성명에서 EU 보고서를 “근거 없는 편견이자 내정간섭”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 대변인은 “모든 국가안보 사건은 독립적 사법부가 공정하게 처리하고 있으며, 피고인의 정치적 입장과 무관하다”며 “국가안전보장 입법은 모든 주권국가의 권리”라고 주장했다. 또 “NSL 시행 이후 사회적 안정을 회복했고, 홍콩의 국제 경쟁력은 되레 강화됐다”며 EU의 지적을 일축했다.

(출처: HKSAR Government strongly disapproves of and rejects annual report of European Commission)

EU의 연례보고서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유럽의회의 결의안과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쳐 홍콩의 국제적 이미지와 경제 협력에도 직간접적 파급 효과를 미쳐왔다. 이번 보고서 역시 인권 문제와 함께 경제 지표를 동시에 다룸으로써, 홍콩의 안정적 발전과 국제사회에서의 신뢰 구축이 결국 자유와 법치의 회복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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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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