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홍콩 특별행정구(HKSAR) 정부는 오늘(17일) 성명을 발표하며, 2019년 입법회 폭동 사건에 연루된 뒤 해외로 도피한 인물들을 비호하는 국가들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

홍콩 정부는 “체포와 기소는 정치적 사상과 무관하며, 오직 사실과 증거, 그리고 법률에 따라 집행된다”며, 해외에서의 도피자 보호는 “법치에 대한 중대한 모독”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대변인은 일부 도피자가 보석 심사 과정에서 법원을 속여 출국 허가를 얻은 뒤 도주했고, 이후에도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피로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경고했다.

(출처: HKSAR Government strongly opposes and deplores harbouring of criminals by countries)

반복되는 역사적 갈등과 그 뿌리

홍콩의 갈등은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약속된 제도가 지켜지지 못한 데 뿌리를 두고 있다. 대한민국의 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나 광주 민주화 사태와 마찬가지로, 법과 제도에 대한 불신은 공동체를 흔드는 격렬한 저항으로 이어졌다.

홍콩의 경우, 그 뿌리는 1984년 체결된 홍콩 반환 협정(Sino-British Joint Declaration)에 놓여 있다. 중국은 1997년 반환 당시 “50년간 일국양제, 고도의 자치”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무너뜨린 결정적 조치가 바로 2020년 6월 국가보안법 제정이었다.

홍콩 반환 협정 (Sino-British Joint Declaration, 1984)
  • 체결일: 1984년 12월 19일 (영국-중화인민공화국)
  • 발효일: 1985년 5월 27일 → 1997년 7월 1일 홍콩 반환 시부터 효력 발생
  • 핵심 합의 내용:
    • 홍콩은 1997년 7월 1일 중국에 반환한다.
    • 중국은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을 적용한다.
    • 반환 후 50년간(즉 2047년까지) 홍콩은 현재 제도와 생활 방식을 유지한다.
    • 홍콩은 고도의 자치를 누린다. (행정·입법·사법 독립 보장)
    • 홍콩의 법률 체계와 사법제도(영미법 기반)를 유지한다.
    • 홍콩은 독자적인 경제·재정 권한을 행사한다. (자유항·금융 중심지 지위 유지)
    • 홍콩 주민의 권리와 자유(언론, 집회, 종교 등)를 보장한다.
    • 외교와 국방은 중앙 정부(중국)가 담당한다.
  • 출처: 「Sino-British Joint Declaration」, 1984

실제로 영국 정부는 2021년 발표한 제48차 홍콩 반기 보고서에서 “중국은 반환 협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이는 홍콩 시민들이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에 나서며 폭발적 분노를 표출한 이유이기도 했다. 결국 “50년간 유지될 것”이라던 약속은 단 23년 만에 뒤집힌 셈이다.

최근 격화된 영국과 홍콩의 충돌

양측의 긴장은 올해 들어서도 이어졌다. 지난달(7월 25일), 영국 정부가 홍콩 보안당국의 해외 민주화 운동가 수배 조치를 “정치적 탄압”이라 비판하자, 홍콩 정부는 “국가안보를 위한 정당한 법 집행”이라며 강하게 맞섰다.

홍콩 경찰은 해외 거주 활동가 5명을 국가안보법 위반 혐의로 지명수배하면서, 최고 100만 홍콩달러의 현상금까지 걸었다. 영국은 이를 “표현과 정치의 자유 침해”라고 규정했고, 중국과 홍콩은 “이중 잣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홍콩을 둘러싼 갈등은 단순히 범죄인 법 집행 문제가 아니라, 국제 협정 불이행, 그리고 이를 둘러싼 법치와 인권의 충돌이라는 더 큰 틀에서 전개되고 있다.

갈등을 넘어설 길

역사가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교훈은 명백하다.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사회는 불신과 혼란에 빠지고, 갈등은 증오와 폭력으로 번진다. 홍콩 시민들의 불만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비롯되었다.

진정한 해법은 단순하다. 중화인민공화국이 반환 협정 불이행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홍콩의 자치권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다. 홍콩이 다시금 중립적이고 국제적인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모국(motherland)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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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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