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과학자들이 사람 피부처럼 3차원 힘과 온도를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첨단 소프트 촉각 센서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약칭 홍콩과기대, HKUST)와 홍콩시티대(CityU) 공동 연구팀은 인간 피부의 구조와 기능을 모방해, 온도와 힘의 방향·크기를 정확히 분리 측정할 수 있는 ‘F³T(F³ Tactile)’ 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센서는 특히 로봇이 정교한 작업을 수행할 때 필요한 ‘촉각 감각’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어, 차세대 인간-로봇 상호작용의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F³T 센서는 총 4개의 층으로 구성된 원통형 구조다. 최상단에는 이온 젤 기반의 온도 감지 필름이 배치돼 있으며, 이 층은 외부 압력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온도만을 독립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 두 번째 층은 동축 원형 자성 필름으로, 모든 방향의 접선력과 수직력을 물리적으로 분리해낸다. 세 번째 층은 부동(floating) 구조의 다층 캐패시터로, 수직력에만 반응하며 접선력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마지막 네 번째 층은 회로와 지지를 담당하는 경질 PCB가 위치한다. 이런 구조를 통해 F³T 센서는 물체와 접촉 시 발생하는 온도와 다양한 방향의 힘을 각각 정확히 분리·측정할 수 있으며,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신호 간 간섭 없이 정밀한 데이터 추출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F³T 센서를 활용한 다양한 실험을 통해 그 성능을 입증했다. 고정된 물체에 센서를 부착하고 온도 변화 및 수직·수평 힘을 가한 결과, 상용 센서보다 더 낮은 오차율(온도 ±0.8℃, 힘 ±0.03N)로 데이터를 측정해내는 데 성공했다.
또한, 센서를 로봇 팔에 탑재해 실제 동적 상황에서 사람의 힘 방향이나 온도 변화를 실시간 인식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했다. 사람이 로봇이 잡고 있는 물체를 밀거나 당기면, 센서가 힘의 방향을 정확히 감지해 로봇이 자동으로 그립력을 조절함으로써 물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연구팀은 F³T 센서를 실험실 자동화 시스템에도 적용했다. 로봇 팔이 PVA 용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온도 변화와 액체의 움직임을 동시에 감지하며 섬세한 가열 및 흔들림 조절을 수행해, 화학 반응의 균일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또한 ‘차(茶) 서빙’ 시나리오에서는, 사람이 잔을 집으려는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해 로봇이 컵을 자연스럽게 넘겨주는 등 직관적이고 인간다운 협업이 가능함을 시연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저널 Engineering에 게재됐으며, 인간과 로봇의 물리적 상호작용에서 ‘감각의 정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공동 저자인 홍콩과기대 Yajing Shen 교수는 “F³T 센서는 단순한 감지 수준을 넘어서, 인간 수준의 민감함과 적응성을 로봇에 부여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며 “향후 노약자 돌봄, 정밀 수술, 자동 실험실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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