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데일리홍콩) 김한국 기자 = 홍콩 중문대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인체 삽입 임플란트의 미생물막(biofilm)을 제거할 수 있는 액체 로봇을 개발했다고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하였다.

지난 2022년 4월 1일 발표된 ‘전기슬라임 로봇’ 개발을 주도한 리 장(Li Zhang) 기계자동엔지니어링(mechanical and automation engineering)학과 교수의 후속 발표이다.

참고: “바늘구멍도 통과하겠네” 홍콩중문대학, ‘전기슬라임 로봇’ 개발

연구진은 인체에 삽입된 임플란트에 생기는 염증으로 항생제 처방을 받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내성이 생기는 주요 원인이 박테리아가 부착되어 생성되는 미생물막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생물막은 항생제 투과를 어렵게 만들어 지속적인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데, 이를 외과적으로 제거하려면 2차 외상의 위험이 있어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이런 미생물막 감염을 제거할 수 있는 마이크로 및 나노 로봇은 자체의 부피 등 크기 제한으로 어려운 치료 대상에 접근하기 힘든 문제가 있었다.

이에 홍콩 중문대 연구팀은 전기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슬라임 물질을 이용한 액체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동적 교차 결합 자기 하이드로젤을 기반으로 하며, 외부 자석에 의해 점탄성(viscoelastic) 모드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즉, 고체와 액체 사이를 유연하게 오가며 복잡한 인체 내부 환경 속에서도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

연구진은 로봇의 작동 원리를 세 가지 시너지 메커니즘으로 설명한다. 첫째, 로봇의 움직임으로 미생물막 구조를 물리적으로 파괴하여 방어 장벽을 약화시키고, 둘째, 내장된 항균제의 방출로 박테리아를 화학적으로 비활성화하며, 셋째, 로봇이 미생물막 잔재와 결합해 이를 제거하는 효과를 동시에 구현하였다.

실험 결과, 3D 구조의 탈장 메쉬에서는 미생물막이 84% 감소하였고, 금속 담도 스텐트에서는 87% 이상의 박테리아가 제거되는 성과를 보였다. 또한, 내시경과 X선 영상 기법을 결합한 이중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통해 돼지 담관 내 금속 스텐트까지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성공하였으며, 마우스 모델에서는 염증 지표가 약 40% 감소하고 체중 회복 효과도 확인되었다.

홍콩 중문대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통해 임플란트 미생물막 제거뿐 아니라, 차세대 의료 로봇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으로 기대하며,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 및 다양한 의료 분야에의 혁신적 적용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출처: CUHK develops world’s first antibiofilm liquid-bodied robot for precise eradication of implant-related biofilm infections

한국 연구진도 유사 기술 독자 개발…암 치료 적용 기대

이와 별도로 서울대·가천대 공동연구팀은 21일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소수성 입자로 보호막을 코팅한 액체 로봇 ‘PB(Particle-armored liquid roBot)’를 공개했다. 홍콩 연구진의 발표에 바로 이어진 발표였다.

이 로봇은 물방울 표면을 테플론 입자로 덮어 장애물 사이를 유연하게 통과하거나 다른 PB와 합체할 수 있으며, 표적 물질을 감싸 해독제를 전달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두 연구 모두 의료용 마이크로로봇 분야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항생제 내성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수술 없이 감염 부위를 정밀 치료하는 기술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참고: 액체 로봇, 암치료에 등장하나…장애물 통과하고 흡수·합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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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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